■ 김규회의 뒤집어보는 상식

라면 시장의 대장주인 신라면 가격이 17일부터 50원 오른다. 이번 가격 인상은 2022년 9월 이후 2년 6개월 만이다.

간식이면서 주식 같은 음식인 라면의 매력은 대단하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라면 소비량은 세계 최고다. 국민 1인당 약 5일에 한 번, 1년에 80번 출출한 배를 채워준다. 간편식의 대명사인 라면은 가성비가 좋고 조리하기 쉬워 ‘제2의 식량’으로도 불린다. 다양한 요리와 잘 어울려 조리법도 무궁무진하다. 라면은 꼬불꼬불한 면발이 뭉쳐져 사각형이나 원형으로 돼 있다. 1가닥 길이는 약 65㎝. 한 봉지에 보통 75가닥의 면발이 들어가 총 길이는 50m쯤 된다.

우리나라 라면시장의 절대 강자는 농심(農心)이다. 농심라면의 원조는 롯데라면이다. 당시 신춘호 회장이 이끄는 롯데공업(농심의 전신)이 1965년 롯데라면을 처음 선보였고, 1974년 농심라면으로 이름을 바꿨다. 따지고 보면 대표 상품인 농심 신라면의 뿌리가 롯데라면인 셈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최초의 라면은 농심이 아니다. 우리나라 1호 라면은 삼양(三養)라면이다. 전중윤 회장의 착안에서 비롯된 삼양라면은 1963년 9월 15일 처음 나왔다. 당시 라면 가격은 중량 100g에 10원. 초기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밥과 국에 익숙한 사람들로서는 라면이 한 끼 식사라는 사실을 좀체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게다가 밀가루로 만든 인스턴트 식품도 생소했다. 라면의 ‘면’을 무슨 섬유나 실의 명칭으로 오해하기도 했다.

1965년 때맞춰 나온 정부의 혼분식 장려 정책은 ‘가뭄 속 단비’였다. 이후 라면은 간편한 한 끼 식사의 대용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1966년 연 240만 개가 팔리던 라면은 1969년 1500만 개로 늘어났고, 몇 년 만에 매출액이 무려 300배에 이르는 경이로운 성장세를 보였다.

베트남전 당시 우리나라의 총 수출액이 3000만 달러였는데, 이 중 270만 달러가 삼양라면을 판 것이었다.

도서관닷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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