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외국인이 마약 관련 범행에 가담하는 모습이 CCTV 영상에 담겼다. 부산지방검찰청 제공
한 외국인이 마약 관련 범행에 가담하는 모습이 CCTV 영상에 담겼다. 부산지방검찰청 제공

부산 외국인 마약사범, 1년 새 102% 증가
베트남인 마약사범, 전체 외국인의 76% 차지
어학연수·유학생 기숙사까지 마약 투약 장소로 전락
불법체류 일용직, 마약 밀수입 가담 확인
검찰 "유관기관과 협력해 외국인 마약사범 강력 대응"


부산=이승륜 기자



한류 열풍으로 국내 입국이 늘어난 동남아인의 국내 마약 관련 범죄가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어학 연수를 목적으로 입국한 유학생이나 일용직에 종사하는 불법 체류자의 범죄가 최근 잇따랐다.

부산지검 마약범죄 특별수사팀은 부산 지역 외국인 마약사범이 지난 2023년 109명으로 전년(69명) 대비 57% 증가했으며, 2024년에는 221명으로 전년 대비 102% 증가했다고 17일 밝혔다. 특히 베트남 마약사범은 2024년 179명이나 검거돼 전년(65명) 대비 175% 증가했으며, 전체 외국인 마약사범의 76%를 차지했다. 검찰은 동남아 한류 열풍으로 어학연수나 유학 비자로 입국하는 외국인이 늘면서 이들의 마약 관련 범행도 증가한 것으로 봤다.

실제 수사팀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엑스터시를 항공특송 화물로 밀수입한 사건을 수사해 범행에 가담한 베트남인 4명 중 2명을 구속 기소하고,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구속 기소된 이들 중 어학원 비자로 국내에 들어온 베트남인 A(20대) 씨는 지난해 8월 16일과 22일 독일발 항공특송 화물을 이용해 2회에 걸쳐 엑스터시 1050정(3150만 원 상당)을 국내로 들여왔다. 이후 같은 해 8월 20일 부산 지역 대학교 기숙사에서 이 약물을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베트남인 유학생 B(20대) 씨도 같은 방식으로 엑스터시 5191정(1억5000만 원 상당)을 국내로 들여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A 씨와 B 씨의 범행을 돕거나 방조한 뒤, 엑스터시를 대학 기숙사에서 투약하는 등 범행을 저지른 20·30대 베트남인도 각각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수사를 통해 어학연수 목적으로 입국한 베트남 국적 학생의 대학교 기숙사가 마약류 보관 및 투약 장소로 이용된 사실과, 아파트 건설 현장이 많은 부산·김해 지역을 중심으로 일용직에 종사하는 불법체류자들이 마약류 밀수입에 가담하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부산경찰청, 남해해양경찰청, 부산출입국·외국인청, 부산세관 등 유관기관과 협력하여 수사정보를 공유하고, 부산 지역 외국인 마약사범을 엄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승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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