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3개월째 ‘유보층 30%대’
박근혜 탄핵정국선 20% 미만
이재명 30%대 박스권 고착화
중도·보수층도 대항마 못찾아
“지지정당 없다·모름” 도 19%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조기 대통령 선거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지만 여전히 국민 3명 중 1명가량은 어느 후보가 차기 대통령에 적합한지 마음을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1강 체제’를 위협할 만한 확고한 여권 주자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이 대표 지지율 역시 ‘30%대 박스권’을 돌파하지 못하면서 대선 구도가 석 달 가까이 고착화돼 있다.
문화일보가 17일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이후 한국갤럽의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자유응답)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2월 3주 조사부터 올해 3월 2주 조사까지 ‘의견 유보층’이 30%대 아래로 떨어진 적은 한 번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상계엄 이후 첫 조사인 지난해 12월 3주에 35%를 기록한 의견 유보층은 올해 1월 3주에 36%로 최고점을 찍었다. 2월 2주에는 30%까지 내려갔으나 2월 3주 32%를 기록한 뒤 2월 4주와 3월 1주에 연이어 34%를 나타냈다. 가장 최근 조사인 3월 2주에는 35%였다. 지난 2017년 ‘박근혜 탄핵 정국’ 당시 한국갤럽의 3월 2주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는 ‘없음·유보’ 비율이 19%에 그쳤다.
전국지표조사(NBS)의 ‘차기 대통령 적합도’에서도 의견 유보층은 30% 안팎을 넘나들고 있다. 1월 3주∼2월 2주에 20%대로 떨어졌으나 2월 3주(31%)부터 다시 30%대로 올라온 뒤 3월 1주와 3월 2주에는 각각 34%, 31%를 기록했다.
헌재가 윤 대통령 탄핵안을 인용한다면 60일 이내에 대선을 치러야 하지만, 여전히 30% 이상이 차기 대통령감을 점찍지 못하고 있는 이유로는 우선 ‘이재명 1강 체제’를 위협할 대항마가 부재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등 여권 주자들이 확실한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중도 보수층이 어느 후보에 투표할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통화에서 “2017년 대선 당시에는 새누리당을 지지하지 않는 중도 보수 유권자의 민심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안희정 전 충남지사,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등으로 차례로 움직이며 꾸준히 ‘1강 1중 체제’를 형성했다”며 “현재는 ‘윤석열 대 이재명’ 구도가 이어지면서 중도 보수가 ‘마음 둘 곳’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상당수 중도층이 여전히 ‘반(反)이재명 정서’를 지니고 있다는 점도 의견 유보층 비율이 높은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 진영이 결집하면서 국민의힘과 민주당 지지율은 오차범위 내 접전을 펼치고 있지만 스윙 보터인 ‘무당층’ 비율 역시 20%에 육박하고 있다. 한국갤럽의 3월 2주 조사에서 ‘정당 지지도’와 관련한 무당층은 19%였다. NBS의 3월 2주 조사에서도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와 ‘모름·무응답’을 합한 비율은 19%였다.
나윤석 기자 nagij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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