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00억대 거래 중 3건 신고가
청담에선 공시가 200억 돌파도
서울 84㎡ 평균 14.3억 넘어서

악성미분양 80% 지방 집중에도
토허제 여파 강남 추가상승 전망




올해 서울에서 2개월 만에 100억 원 넘는 아파트가 4건 거래되고 가수 아이유가 살고 있는 ‘에테르노 청담’의 공시가격이 200억 원도 넘어설 정도로 ‘100억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다. 그동안 서울 강남권역 투자를 옭아맸던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가 해제되는 만큼 100억 원을 넘어선 초고가 아파트 거래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1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올해(1∼2월) 100억 원 넘는 매매가에 총 4건 거래됐다. 모두 서울 부촌인 서초구 반포동과 용산구 한남동, 성동구 성수동1가에서 나왔는데, 이들 중 3건이 같은 평형 기준 신고가도 경신했다.




지난달 135억 원에 팔린 성수동1가 아크로서울포레스트(전용 159.6㎡)는 지난해 7월(110억 원) 100억 원을 넘어서더니 올해 신고가도 돌파했다. 같은 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154.9㎡)는 100억 원에 팔렸다. 지난해 1월 이보다 큰 규모(164.3㎡)가 68억 원에 거래된 것을 고려하면 1년여 만에 30억 원 넘게 뛴 셈이다. 1월에는 한남동 한남더힐(235.31㎡)이 1층임에도 지난해 10월 같은 평형(100억 원)보다 9억 원 비싸게 거래됐다. 이 밖에 재벌가와 지드래곤 등 한류 스타들이 거주하는 고급주택 나인원한남(244.3㎡)도 102억 원에 매도됐다.

심지어 올해 세금을 낼 때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도 8건이 100억 아파트에 이름을 올렸다. 아이유를 비롯한 유명인이 다수 분양을 받아 ‘연예인 아파트’로 알려진 에테르노 청담의 공시가격이 200억6000만 원으로, 더펜트하우스청담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더펜트하우스청담은 2위로 밀려났지만 지난해보다 8억1000만 원 오른 172억1000만 원이다.

서울의 100억 원대 초고가 행렬은 최근 5년 확대됐다. 100억 원이 넘는 아파트 거래는 지난 2020년 전무했지만 점차 증가한 끝에 지난해 22건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서울 집값은 키 맞추기를 하며 상승하고 있다. 지난달 서울의 전용면적 84㎡인 이른바 국민평형 아파트의 평균 가격도 14억3895만 원으로 전월 대비 5.14% 올랐다.

서예린(40) 씨는 최근 서울 외곽 구축 아파트를 팔고 대출 등 가용 가능한 자금을 최대한 끌어모아 성동구 역세권으로 갈아탔다. 서 씨는 “같은 서울에서도 집값이 크게 벌어지는 것을 보며 초조한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지방은 전국 악성미분양(준공 후 미분양)의 80%가 집중될 정도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과 달리 서울에서는 올해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서울시에서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동) 투자를 막던 토허제를 해제한 데다 이달부터 강남 3구와 용산구 등의 분양가 과열을 막기 위해 쳐놓은 분양가상한제(분상제) 상한선도 6개월 전보다 1.61% 올랐다.

이승주 기자 joo47@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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