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사업하며 귤묘목 보내
여성교육·언론에도 이바지


재외동포청(청장 이상덕)은 대한민국 발전 또는 거주국 내 한인 위상 제고에 기여한 동포를 발굴해 알리는 ‘이달의 재외동포’의 첫 번째 주인공으로 모국과 제주 발전을 이끈 재일동포 기업인 김평진(1926∼2007·사진) 씨를 선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제주 출신으로 일본 도쿄(東京)에서 요식업·유기업·부동산 등으로 자수성가한 김 씨는 제주도 내 최초의 관광호텔을 건립하는 등 제주 관광 산업 발전에 기틀을 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씨는 박정희 당시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요청에 따라 1963년 제주 최초의 관광호텔인 제주관광호텔을 건립했다. 1964년에는 서귀포관광호텔과 허니문하우스(파라다이스호텔 전신) 등도 잇따라 건립하면서 제주도의 국제적 관광지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허니문하우스는 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겨울 별장으로 사용된 건물이기도 하다.

또 일본 감귤 묘목 500그루를 가져와 서귀포농업고와 제주대 농학부 농장에 식수했다. 제주 농민들을 일본으로 초청해 선진 농업 기술을 익힐 수 있도록 지원하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재일동포의 감귤 묘목 보내기 운동이 시작돼 오늘날 제주도 주요 산업으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됐다.

그는 1966년 경영난으로 폐교 위기에 처해 있던 제주여자학원(제주여중·제주여고)을 인수해 여성 교육 발전에 힘썼다. 1977년에는 제주신문사(현 제주일보) 회장으로 취임해 제주도 언론 환경 개선에도 앞장섰다.

이상덕 청장은 “재외동포는 일제강점기 해외에서 독립운동뿐만 아니라 해방 후 조국 근대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극복 등에 있어 막중한 역할을 했다”며 “이달의 재외동포 선정을 통해 그들의 공로를 널리 알려 모국과 동포사회 간 유대감을 높이고, 재외동포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확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권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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