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로제 아파트’열풍 속 가수 윤수일 11년만에 정규앨범
“38년 청춘을 서울서 보내며
우여곡절 삶·사랑 많이 겪어
데뷔 뒤 해왔던 록 트로트에
클래식 접목 사랑 선율 담아”
“결국 삶이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사랑이지 않겠습니까?”
‘아파트’ 열풍으로 다시 주목받은 가수 윤수일(70·사진)이 사랑 이야기를 가득 담은 앨범을 내놓은 배경을 이같이 밝혔다.
윤수일이 17일 공개한 ‘2025 우리들의 이야기’에는 타이틀 곡 ‘꿈인지 생신지’를 비롯해 ‘서울 나그네’ ‘사랑의 세레나데’ ‘살아있다는 것으로’ ‘널 그리며’ 등 그가 직접 작사·작곡한 총 10곡이 담겼다. 이는 11년 만에 내놓는 정규 앨범이자 어느덧 70대에 접어든 윤수일의 여전한 열정과 숨결이 녹아든 앨범이다.
윤수일은 이번 앨범을 통해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어온 자신의 삶과 사랑을 진정성 있게 노래했다. “꿈인지 생신지 그대가 내 곁에 있네 / 어디서 왔을까 하늘일까 땅일까”(‘꿈인지 생신지’)라는 직관적인 가사와 “그대 눈빛엔 맑고 고운 호수 / 나는 가식의 옷을 벗고 그대 안에 헤엄치오”(‘사랑의 세레나데’)라는 은유적인 가사가 공존한다.
그는 18일 문화일보와 나눈 인터뷰에서 “전 항상 사람이 최우선이다. 그런데 사람을 이야기할 때 사랑을 빼놓을 수 없었다”면서 “제가 직접 경험하고, 소설·영화로 간접 경험한 사랑 이야기로 온기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윤수일은 지난해 연말 걸그룹 블랙핑크 로제가 부른 ‘아파트’가 글로벌 인기를 누리며 1982년 발표한 원조 ‘아파트’가 덩달아 주목받았지만, 이번 앨범에서는 철저히 배제했다. 대신 “도시의 또 다른 애환을 얘기할 수 있는 곡을 구상해왔다”는 그는 “한강아 남산아 너희들 잘 있느냐 /여의도 윤중로에 벚꽃은 피었겠지 / 하얀 얼굴 서울 여인 지금은 어디 계실까”(‘서울 나그네’)라고 읊조린다. 그는 “정확히 38년, 제 청춘을 서울에서 보냈다. 그리고 부산에 정착한 지 10여 년이 됐는데 또 서울이 그립더라. 사람 마음이 참 이상하다”며 웃었다.
잠실대교 건너편 아파트 단지를 바라보며 “아무도 없는 쓸쓸한 너의 아파트”(‘아파트’)라고 외쳤던 그는 새 앨범 수록곡 ‘청사포 쌍 등대’에서는 “노을에 물든 청사포 그대와 함께 거니네”라며 완성된 사랑을 이야기한다. 윤수일은 “해운대에서 5분 거리에 있는 청사포에 가면 빨간색, 하얀색 쌍 등대가 마주 보고 있다. 그 모습을 사랑에 비유한 곡”이라고 설명했다.
윤수일은 지난 1977년 데뷔 후 아날로그, 디지털의 음악적 변혁기를 겪으면서도 밴드 음악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Life(인생)’ ‘때때로’에는 윤수일의 연주 실력을 엿볼 수 있는 아름다운 선율이 담겼다. 윤수일은 “록 트로트 장르에 한 차원 높은 클래식을 접목했다”고 설명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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