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봇(권태원) ‘돌아올게’, 160×260㎝, 캔버스에 아크릴, 2025.
마리봇(권태원) ‘돌아올게’, 160×260㎝, 캔버스에 아크릴, 2025.


신묘한 꿈을 꿨다. 형광색 빛을 발하는 신비한 행성으로 패키지 우주여행을 간 것이다. 무언가 상서롭고 유쾌한 꿈으로 지금도 기억과 여운이 생생하다. 정말이지 너무도 오래전 소멸된 동심의 꿈이 되살아난 것이다. 뭔가 짚이는 기시감이 있다. 엊그제 밀스튜디오에서 본 마리봇(권태원)의 그림들이다.

기묘한 몽환적 색조가 감싸고 있는 미지의 행성 풍경 속에 한 소녀가 서 있다. 유심히 보면 눈이나 팔 등의 부위가 어떤 합성의 상태를 보인다. 생체와 로봇이 결합된 미래 기술을 담담하게 말한다. 먼 미래의 자아와 오래전의 자아가 혼재된 현재라는 접점에서 상상을 현실적 불안의 해법으로 보는 듯하다.

작가의 이야기 전모는 더 귀 기울여야 하겠다. 그의 동화적 상상력은 핑크 플래닛으로의 여행을 권한다. 초월적 시공에 깃든 작가의 자유로운 상상력과 서사라는 노련한 일러스트 장치들이 절묘하게 맞물린다. 꿈도 잃고 하루하루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오늘, 모처럼 공상 여행으로 힐링을 한다.

이재언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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