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광주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던 50대 자영업자 A 씨는 직원들이 퇴근한 후 가게 화장실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6년 전 거액의 빚을 내 식당을 차린 A 씨는 창업 초기 코로나19 팬데믹을 극복했지만, 이번 불경기까지 버틸 힘은 없었다. 그는 유서에서도 ‘장사가 안돼 힘들다’고 괴로워했다. 코로나19라는 혹독한 시련을 견딘 음식업계가 요즘 더 큰 고통을 호소하며 하나둘 쓰러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570만 명이었던 자영업자가 올해 1월 550만 명으로 줄어들었다. 불과 두 달 사이 20만 명이 폐업을 선택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2020년 수준이다. 음식업 자영업자는 전체의 10% 정도 된다. 하지만 한국의 음식업계는 영세한 경우가 많아 폐업 비중은 훨씬 높다. 2023년 음식사업자 폐업률은 16.2%로 전체 업태 중 최대였다. 당시 폐업한 음식사업자는 15만8279명으로 월평균 1만3190명이 문을 닫았다. 이는 2020년(14만282명)을 넘어선 것이다. 지난해엔 2023년 수준을 뛰어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음식업계의 고통이 가중되는 이유는 원재료비가 상승하고 인건비와 임차료 부담까지 증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선 배달앱 수수료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한 시민단체의 조사 결과, 외식업 점주들이 가장 큰 부담을 느끼는 요인은 배달앱 수수료였다. 음식업계는 가장 악질적인 배달앱으로 시장점유율이 60%에 달하는 배민(배달의민족)을 겨냥하고 있다. 2010년 창업해 2018년 유니콘 기업이 된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배민은 2020년 독일 기업에 매각된 이후 더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배민의 수수료는 지난해 10% 수준까지 올랐다. 최근 여론의 압박에 밀려 매출에 따른 차등 수수료제로 바꾸긴 했지만, 포장 주문만 해도 중개 수수료를 6.8%나 떼어가는 폭리 구조는 여전하다. 과도한 수수료 논란으로 국회 국정감사에 단골손님으로 끌려 나갔던 카드업계도 현재 영세 가맹점에 대해 0.5%만 수수료를 받는다.
음식업계에선 아무리 장사가 잘돼도 매출의 30% 이상이 배민 등 배달앱으로 넘어가는 구조라고 증언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2023년 매출액 3조4155억 원, 영업이익 7000억 원으로 2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그해 배당으로 독일 모기업에 유출된 돈만 4127억 원이었다. 해외 유니콘 기업들은 인공지능, 로봇 등 미래 자국의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하는데, 한국의 유니콘 기업이라는 회사는 국내에서 자영업자들의 고혈만 빨아들이며 영업이익률 20%를 넘겼다. 또, 그 이익의 절반 수준은 해외로 빼돌리는 모양새다. 외국에도 음식 배달 기업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배민만큼 이익률이 높고 자영업자들에게 절대적인 갑으로 존재하는 기업은 없다. 배민의 주인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는 매년 거액의 적자다. 미국 1위 딜리버리 기업인 도어대시도 2023년까지 적자를 면치 못했다. 이제 자영업자를 착취하고 배달 라이더만 경쟁의 질주로 내모는 배달 기업을 근본적으로 손볼 때다. 정부와 국회가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배달앱 시장 개혁을 통해 증명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