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英·佛와 ‘반트럼프 관세’연합 전선 구축…캐나다 총리 "트럼프, 무례한 발언 중단해야"

마크 카니 캐나다 신임 총리가 17일 프랑스와 영국을 차례로 예방했다. 이에 캐나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 등에 맞서 전통 우방국 간 연합 전선을 구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AP통신 등에 따르면 카니 총리는 프랑스 파리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회담을 가진 뒤 정보·안보 협력 강화에 관한 새로운 파트너십을 출범했다고 선언했다. 특히 양국 정상은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트럼프발 ‘무역 전쟁’과 ‘미국 우선주의’ 외교 등 지정학적 위기에 맞서 단합된 입장을 보였다. 캐나다 총리실은 양국 정상이 회담에서 "책임감 있고 안전한 인공지능, 중요 광물, 청정에너지 분야를 포함한 양국 경제와 국방 및 상업 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규칙에 기반을 둔 자유무역 수호 의지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양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도 재확인했다. 카니 총리는 최근 몇 주간 우크라이나와 관련된 여러 주요 회의를 주재한 마크롱 대통령의 리더십에 감사를 표하며 "양국은 공통된 역사와 언어, 양국 문화와 국민 간 강한 유대감, 민주주의, 인권, 법치주의와 같은 가치를 공유하는 풍부하고 강력한 관계"라고 강조했다.

이날 카니 총리는 영국에 방문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도 회담했다. 특히 두 정상은 양국 및 주요 7개국(G7) 내 협력 관계의 강화를 강조했다. 스타머 총리는 정상회담 모두 발언에서 "주권 있는 두 동맹국(영국과 캐나다)은 공유된 역사와 가치, 국왕 등 공통점이 많고 영연방 안에서 함께한다"며 "경제적으로도 우리는 훌륭한 연결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카니 총리는 "두 국가는 공유된 가치 위에 세워졌다"고 화답했다. 그는 "우리는 상대국에 최대 교역파트너이자 투자자 중 하나로, 우리 두 경제는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다"며 "안보 협력 또한 필수적이며 우리는 G7을 통해 세계를 재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카니 총리는 스타머 총리와의 회담 전 캐나다의 국가원수이기도 한 찰스 3세 영국 국왕을 예방했다. 찰스 3세가 카니 총리를 맞이할 때 붉은 넥타이를 맨 것을 두고 현지 언론은 찰스 3세가 캐나다 국기에 대한 지지를 간접적으로 표현했다는 해석을 내놨다. 특히 BBC 방송은 이날 만남이 "이날 찰스 3세가 캐나다에 지지를 보낸 또 하나의 상징적인 제스처"라며 "말로 설명하진 않았지만, 암호화된 신호로 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카니 총리는 이날 순방지인 영국 런던에서 기자들과 만나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병합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우리는 이런 발언에 대해 지적해왔다"며 "이는 무례하고, 도움이 되지 않으며, 미국과 폭넓은 파트너십에 관한 대화를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