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의 ‘음유시인’ 별명
축구 캐스터 송재익(83) 씨가 18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후지산이 무너지고 있습니다”라는 중계 멘트로 유명한 송 씨는 지난해 4월 암 진단을 받고서 투병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송 씨는 1970년 MBC 공채 4기 아나운서로 입사, 1970년대 후반부터 스포츠 중계를 ‘메인’으로 담당했다. 송 씨는 1999년 MBC에서 퇴직한 뒤 이듬해 SBS에서 다시 중계 마이크를 잡았고 2009년 캐스터 활동을 중단했다가 10년 만인 2019년 복귀해 프로축구 K리그2(2부) 중계 마이크를 잡아 2년간 54경기를 중계한 뒤 2020년 은퇴했다.
송 씨는 또렷한 목소리와 함께 재치있는 비유로 긴박한 경기 상황을 침착하면서도 생생하게 전달했다. 별명은 스포츠의 ‘음유시인’이었다. 특히 국가대표팀 간 경기인 A매치는 송 캐스터의 장기가 발휘된 무대였다. “오늘 수비는 깨진 쪽박 같아요” “전차(독일)가 녹슬었어요” “빗장(이탈리아)이 낡았습니다” 등이 대표 어록이다.
1997년 9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1998 프랑스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한일전에서 후반 41분 이민성 역전골이 터지자 “후지산이 무너지고 있습니다”라고 외친 대목은 두고두고 회자됐다.
빈소는 이대서울병원, 발인은 21일. (02)6986-4440
임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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