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를 방문해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예방하고 있다. 가운데 사진은 지난 10일 서울대병원 의과대에서 열린 ‘의사 수 추계 논문 공모 발표회’에 참석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오른쪽 사진에서는 유승민 전 의원이 지난 12일 연세대에서 리더십 특강을 하고 있다.  뉴시스, 페이스북 캡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를 방문해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예방하고 있다. 가운데 사진은 지난 10일 서울대병원 의과대에서 열린 ‘의사 수 추계 논문 공모 발표회’에 참석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오른쪽 사진에서는 유승민 전 의원이 지난 12일 연세대에서 리더십 특강을 하고 있다. 뉴시스, 페이스북 캡처


■ 탄핵선고 앞두고 방문 주목

한동훈·유승민 대학서 강연
안철수도 박정희 생가 찾아

탄핵후 중도후보 지지 기대
조기대선 지지층 확보 포석
‘반탄’ 지역민심 더 자극할수도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여권 잠룡들이 앞다퉈 대구·경북(TK)을 찾아 구애에 나섰다. TK는 전통적인 지지층이 다수 포진해 있어 선거 때마다 ‘당심’(黨心)을 좌우했다는 점에서 조기 대선이 열릴 경우를 대비해 텃밭을 다지는 모습이다. 탄핵 찬성(찬탄)파 후보들은 탄핵이 인용되면 TK 민심도 중도확장성 있는 후보를 택할 것이란 기대감을 안고 있지만, 반대로 탄핵에 불복해 보수 선명성이 강한 탄핵 반대(반탄)파 후보를 지지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18일 오후 대구 경북대에서 강연을 한다. 지난 10일 부산에서 북콘서트를 진행한 이후 두 번째 지역 행보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오후 경북 경산시 영남대를 찾아 ‘정치를 바꿔라, 미래를 바꿔라’라는 주제로 특강을 한다. 유 전 의원은 지난달 13일에도 영락회 대구포럼에 참석하는 등 연일 TK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이들이 잇따라 TK를 찾는 것은 정통 보수층을 다독이고 ‘배신자’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한 정면돌파 의지로 해석된다. 유 전 의원은 대구 지역 의원 출신이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배신자 프레임’이 씌워졌다. 한 전 대표 역시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면서 TK를 중심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도 TK를 포기할 수 없는 배경에는 보수의 상징성을 갖고 있는 데다 가장 많은 당원이 포진해 있어 대선 경선에서 미치는 영향력이 지대하기 때문이다. 또 막상 탄핵이 인용되면 TK 민심도 정권 유지를 위해 중도확장성이 있는 찬탄파 후보로 기울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자리하고 있다. 한 친한(친한동훈)계 의원은 “TK의 분노한 민심이 지금은 윤 대통령 지지로 가 있지만 탄핵이 인용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이길 후보가 누구인지를 전략적으로 선택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 13일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하고 당원들을 만나는 등 TK 공략에 일찌감치 공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이 지역 의원들은 한 전 대표 등이 TK에서 지지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한 TK 지역 중진 의원은 “지금 지역에서는 이미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사실상 선거 유세를 하러 오는 한 전 대표와 유 전 의원에 대한 민심이 굉장히 좋지 않다”며 “탄핵이 인용되면 분노가 탄핵 반대파 후보 지지로 분출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지적했다. 탄핵 반대 시국선언을 주도한 경북대 일부 학생들은 이날 “보수의 심장인 대구에서 (한 전 대표가) 정치 행보를 이어가는 것은 청년들의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한다.

이은지 기자 eun@munhwa.com
이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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