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역대 가장 늦은 대설특보
눈길로 사고·교통 체증 잇따라
“30여분 일찍 나왔는데도 지각”
서울 지역에 역대 처음으로 ‘3월 중순 대설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10㎝가 넘는 눈이 쌓인 18일 밤사이 집중된 눈으로 인해 도심 곳곳에서 교통대란이 발생했다.
이날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를 기해 서울 전역에 대설특보가 발효되면서 기상 특보 시스템이 체계화된 1999년 이래 가장 늦은 대설특보 기록을 경신했다. 종전 기록은 3월 9일(2010년)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해 서울은 최고 11.9㎝의 눈이 쌓였다. 의정부(13.8㎝)와 포천(13.5㎝), 이천(13.1㎝) 등 수도권 지역에 눈이 집중됐다. 이번 눈 구름대는 북극에서 빠르게 남하한 영하 40도의 찬 공기가 서해상을 통과하면서 대기 하층에 극저기압이 발생해 만들어진 것으로, 강한 바람을 수반하면서 위력이 컸다. 이날 눈은 중부 지역을 시작으로 점차 그치겠으나, 눈 구름대가 이동하면서 동·남부 지역은 오후까지 눈이 내릴 수 있다.
밤사이 집중된 눈으로 인해 서울 곳곳에선 눈길로 인한 사고와 교통 체증이 이어졌다. 서울시 교통정보센터(TOPIS)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18분쯤 내부순환로 성산 방향 정릉터널 입구에서는 차량 간 추돌 사고가 발생했고, 6시 36분쯤엔 성수대교 남단에서 북단으로 향하는 방향에서 승합차 1대가 눈길에 미끄러져 중앙 난간을 들이받기도 했다.
‘3월 폭설’로 인해 시민들이 버스와 지하철로 몰리면서 ‘출근 대란’이 벌어졌다. 서울 종로구 종각역 인근 한 버스정류장은 3m 남짓한 공간에 눈발을 피하려 우산을 쓴 사람들이 한데 겹치면서 혼란이 빚어졌다. 직장인 이모(29) 씨는 “회사가 강남이라 30분 일찍 나왔는데 사람들이 대중교통으로 몰리면서 어딜 가든 발 디딜 틈이 없다”고 말했다. 정류장에서 통학버스를 기다리는 학부모 강모(37) 씨는 “아이를 버스에 태우고 출근해야 하는데 20분째 감감무소식”이라며 아이와 함께 발을 동동 굴렀다.
평소보다 일찍 출근한 직장인들도 지각을 피하지 못했다. 회사원 권모(29) 씨는 “30분 일찍 나왔는데도 제시간에 출근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출근 대란을 피하기 위해 재택을 택한 직장인들도 있었다. 최모(27) 씨는 “노원구에서 광화문으로 출근하는데 아침에 창문 밖을 보고 오늘은 재택으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노지운·노수빈·정철순·이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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