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경남도 신포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핵 추진 잠수함 건조 실태를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8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캡처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경남도 신포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핵 추진 잠수함 건조 실태를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8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캡처 연합뉴스

유지훈 KIDA 수석연구위원 ‘북한의 핵잠수함 개발의 전략적 함의들’ 보고서
6000-7000t급 전략핵잠, 10여발 핵탄두 탑재 10여발 탄도미사일 투하 추정
러시아 원자로 설계, 잠수함 추진·미사일 발사 시스템 기술 지원 제공 가능성
북 핵잠, 한국의 해군 방어계획·미사일 방어 전력 혼란에 빠뜨릴 것
동북아 군비 경쟁 가속화…한·일 대잠수함전과 MD 분야 해군력 개발 압박



북한이 지난 8일 함경남도 신포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핵추진잠수함(핵잠)을 공개한 것은 한미동맹의 대북 억제력 대비태세에 대한 직접적 도전으로, 성공적으로 실전배치된다면 지역 세력균형을 붕괴시켜 동북아 군비경쟁을 촉발시킬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한국국방연구원(KIDA) 유지훈 수석연구위원은 18일 공개한 ‘북한의 핵잠수함 개발의 전략적 함의들’ 보고서에서 8일 북한이‘핵동력전략유도탄잠수함’이라 명명한 핵잠은 배수량 6000∼7000t급 전략핵잠(SSBN)으로 추정되며 핵탄두 탑재 10여발 탄도미사일 투하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적 반격에 즉각 핵무기로 반격하는 신뢰할 ‘2차타격능력(second strike capability)’을 확보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했다.

핵잠은 장시간 잠수 작전을 수행할 수 있어 상당한 전략적 이점을 제공한다. 적에 탐지되지 않는 스텔스 능력과 한·미의 미사일 방어(MD) 능력을 무력화하는 기능이다. 유 연구위원은 "북한이 핵무장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핵잠을 배치해 첨단 핵무기 역량을 잠수함 기반 플랫폼과 통합하는 데 성공한다면, 지역 세력 균형은 심각하게 붕괴될 것"이라며 "전략적 환경의 불확실성을 증가시키고 잠재적 적대국에 대한 대응 시간을 단축함으로써 안보 긴장을 크게 고조시킬 것"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이어 "핵 탄도미사일 탑재 전략핵잠(SSBN)이 성공적으로 가동되면 북한은 거의 지속적인 해상 핵 억지력을 갖게 될 것"이라며 "북한의 핵 타격 능력을 감시하고 무력화하기가 힘들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북한의 공격적 자세와 한·미에 대한 적대적 태도를 고려할 때 핵잠 전략 자산 개발은 동북아 지역 및 세계 안보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보고서는 "북한은 이 잠수함이 핵 추진 기능을 갖추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북한의 능력에 대한 회의론이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완전한 기능을 갖춘 핵잠을 건조하는 데 필요한 기술적 정교함이 여전히 부족하다. 따라서 이 잠수함이 핵으로 무장한 탄도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재래식 디젤잠수함일 수 있다"며 "그럼에도 북한이 비대칭 능력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유 연구위원은 "러시아가 북한에 핵잠 개발에 대한 기술적 지원을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며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 협력이 강화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원자로 설계, 잠수함 추진 또는 미사일 발사 시스템과 관련된 기술 이전은 북한의 핵잠 개발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만약 그러한 진전이 이뤄진다면 북한은 중대한 기술적 병목 현상을 우회할 수 있고, 이를 통해 해상에 더 발전되고 생존 가능한 핵 억지력을 배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핵잠이 성공적으로 운용된다면 북한의 영향력은 한반도 너머까지 확장돼 미국과 그 동맹국의 해양 우위에 도전할 수 있다"며 "북한 전략자산 배치는 한국의 해군 방어 계획과 미사일 방어 전략을 어렵게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북한의 핵잠 공개는 한미동맹의 억제 태세에 대한 직접적인 도전"이라고 밝혔다. 이어 "은밀한 곳에서 핵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잠수함은 선제타격 능력과 미사일 방어 시스템의 효율성을 떨어뜨릴 것"이라며 "이는 북한이 핵무기의 생존 가능성을 높였다고 보고 더욱 공격적인 정책을 채택할 수 있는 대담함을 키워 안보 위기와 불안정성을 키울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진화하는 북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 동맹은 대잠수함전 역량을 강화하고, 정보 공유를 확대하며, 해군의 작전 준비 태세를 개선해야 할 것"이라며 "미국 인도태평양 사령부는 한·일과 협력해 잠수함 탐지 및 추적 노력을 강화하며, 미국은 억제 조치로 자국의 공격핵잠(SSN) 등 핵잠 배치를 이 지역에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국민의 힘 유용원 의원은 북한이 8일 핵동력전략유도탄잠수함이라고 발표한 핵추진잠수함 추정 잠수함은 함경남도 신포조선소에서 건조 중이며 5000∼6000t급으로 추정했다.한국국방연구원(KIDA) 유지훈 수석연구위원은  이 핵잠은  배수량 6000-7000t급 전략핵잠(SSBN)으로 추정되며 핵탄두 탑재 10여발 탄도미사일 투하가 가능한 것으로 추정했다. 유용원 의원실 제공
국민의 힘 유용원 의원은 북한이 8일 핵동력전략유도탄잠수함이라고 발표한 핵추진잠수함 추정 잠수함은 함경남도 신포조선소에서 건조 중이며 5000∼6000t급으로 추정했다.한국국방연구원(KIDA) 유지훈 수석연구위원은 이 핵잠은 배수량 6000-7000t급 전략핵잠(SSBN)으로 추정되며 핵탄두 탑재 10여발 탄도미사일 투하가 가능한 것으로 추정했다. 유용원 의원실 제공


핵잠이 북한의 무기고에 도입되면 동북아 군비 경쟁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도 나왔다. 보고서는 "미국의 핵심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은 특히 대잠수함전과 미사일 방어 분야에서 자체 해군 능력을 더욱 개발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낄 것"이라며 "중국은 북한의 군사력 증강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변화하는 안보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해군 전략을 재조정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북한의 핵잠 개발은 전 세계 핵확산금지조약(NPT) 등 핵비확산체제를 더욱 약화시킬 수 있다"며 "적절한 안전장치 없이 핵잠이 개발됨에 따라 비밀리에 핵 물질이 생산되고 다른 불량 국가나 비국가 행위자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제기했다. 이어 "국제사회, 특히 유엔과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러한 새로운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기존 제재와 모니터링 메커니즘을 재평가해야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북한의 핵 추진 잠수함 공개는 완전 운용 여부와 관계없이 인도 태평양 안보 환경에서 중요한 순간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유 연구위원은 "북한 개발 잠수함의 실제 능력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지만, 이러한 기술을 추구하는 것만으로도 북한이 핵 억지력을 강화하고 전략적 입지를 강화하려는 의도가 있음을 시사한다"며 "한미 동맹은 지역 안정을 보장하기 위해 군사적 준비태세, 정보 공유 강화, 외교적 이니셔티브를 조합해 대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북한의 핵 야망을 억제하기 위한 국제적 노력을 강화해 추가적인 불안정 사태를 막아야 한다"며 "이러한 상황이 전개됨에 따라 진화하는 위협 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지속적인 평가와 전략적 적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충신 선임기자
정충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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