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감옥서 포로 생활한 우크라이나 군인 블라디슬라프 자도린 씨. ‘가짜 타도‘ X캡처. 연합뉴스
러시아 감옥서 포로 생활한 우크라이나 군인 블라디슬라프 자도린 씨. ‘가짜 타도‘ X캡처. 연합뉴스
러시아에 생포돼 약 2년 간 포로 생활을 한 뒤 풀려난 우크라이나 군인이 "지옥 같은 세상이었다"며 감옥에서의 시간을 회상했다.

20일(현지시간) 디종 지역 일간지 르비앵퓌블리크는 프랑스 지역을 돌며 수감 생활을 증언 중인 블라디슬라프 자도린과의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그는 2022년 2월 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당시 ‘뱀섬’(우크라이나명 즈미니섬)을 방어하다가 러시아에 생포, 약 2년 동안 수감 생활을 했다. 이후 지난해 1월 3일 두 나라가 대규모 포로 교환을 하며 풀려나게 됐다.

그는 출소 14개월이 된 지금도 여전히 "꿈에서 전쟁을 보고, 감옥 소리를 듣는다"며 수감 생활 도중 말 못 할 폭행과 고문을 겪었다고 말했다. 그는 "교도관의 폭행으로 피부색이 파란색에서 녹색으로, 녹색에서 빨간색으로 변했다"며 "그들은 수의학 도구를 사용해 모든 신체 부위에 전기 충격을 가했다"고 증언했다. 이어 그는 "이제 나는 불에 탄 사람의 살 냄새를 알고 있다"며 "손톱 밑 바늘", "몽둥이 구타", "성폭력"을 그들의 고문 방식으로 언급하며 많은 수감자의 성기가 절단됐다고 주장했다.

자도린은 감옥에서의 굶주림도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종종 모래가 묻은 빵 한 조각만 먹었다"며 "우리는 화장지, 비누, 쥐를 먹는 법을 배웠다"고 증언했다. 이 때문에 구금되기 전 120㎏의 육중한 체격이었던 그는 석방될 당시 몸무게가 절반으로 줄어 있었다.

우크라이나 포로들을 더 힘들게 한 건 심리적 폭력이었다. 자도린은 "우리는 완전히 잘못된 정보를 받았다. 그들은 우크라이나가 더는 존재하지 않고 이미 점령됐으며, 러시아 땅이 됐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또 "아침에 일어나면 러시아 국가를 불러야 했다. 교도관이 우리가 부르는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저녁까지 계속 불러야 했다"며 "우리는 러시아 역사를 읽어야 했고, 종일 러시아 라디오를 들었다. 그들은 우리를 러시아화하고 싶어 했다"고 말했다.

정지연 기자
정지연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