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몸조심’ 발언 집중공세
헌재압박·야당때리기 ‘투 트랙’


국민의힘은 지난 11일부터 20일 현재까지 헌법재판소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반대를 외치는 릴레이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동시에 국민의힘은 전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겨냥한 “몸조심하라” 발언을 집중 비판하고 있다. 여당과 정부 내에서는 이 대표 발언에 대해 “선을 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이 대표 발언과 관련해 “이미 이 대표 주변 인물들의 연쇄 사망 사건이 있었던 터라 농담으로 넘겨들을 수 없는 섬뜩한 발언”이라며 “이 대표는 테러를 조장한 발언을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고 최 권한대행과 헌재에 대한 협박을 즉각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탄핵만으로 분이 안 풀렸는지 테러 사주까지 하고 있다”며 “정치 집단의 가학적 행태가 극에 달했다. 민주당의 이념은 ‘잘사니즘’이 아니라 ‘사디즘’”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 거부를 이유로 최 권한대행 탄핵을 추진하는 것을 두고도 거센 공세를 이어갔다. 권 비대위원장은 “민주당이 최 권한대행도 탄핵한다고 하는데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 내란 몰이의 실체가 드러나고 자신들이 바라는 결과가 어렵다고 판단되자 인민노련 출신이자 우리법연구회 출신 마 후보자를 넣어 어떻게든 판을 바꿔보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 대표와 민주당은 최 권한대행 탄핵 언급을 완전히 중단해야 한다”며 “아무리 이 대표와 민주당 머릿속이 탄핵 심판과 선거법 위반 항소심의 시간표만 있다고 하더라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은 지키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으로서는 헌재 판결에도 최 권한대행이 마 후보자 임명을 계속 미루는 것이 정부·여당에 부담이었는데, 이 대표의 발언으로 마 후보자 임명을 거부할 명분을 가져왔다는 판단이다. 또 헌재의 신속한 판결을 촉구하는 이 대표와 민주당을 때리는 방식으로 여당 또한 우회적으로 헌재의 신중한 판단을 압박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동시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헌재 앞 장외 시위를 이어가며 헌재를 압박하면서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은지 기자 eu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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