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오만戰 1-1 무승부
김민재·황인범 부상 이어
이강인·백승호도 쓰러져
주축들 다치며 경기력 저하
조기 본선행 확정 계획 차질
25일 요르단 반드시 잡아야
고양=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
‘줄부상’에 시달린 홍명보호가 오만에 발목을 잡혔다. 승리를 놓친 탓에 일찌감치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하려던 축구대표팀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0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B조 7차전에서 오만과 1-1로 비겼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 한국은 80위 오만과 역대 전적에서 5승 1무 1패로 우위를 이어갔으나 2003년 10월 1-3 패배 이후 21년 5개월 만에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대표팀은 지난해 9월 원정에서도 3-1로 이기는 등 이날 전까지 오만전 3연승을 달리고 있었다.
소집 전부터 홍명보호를 괴롭히던 ‘부상’이 경기까지 이어졌다. 선발 출전한 백승호(버밍엄시티)는 왼쪽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 부상 탓에 전반 38분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으로 교체됐다. 이강인은 투입 직후인 전반 41분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의 선제골을 어시스트, ‘전화위복’이 되는 듯했다. 이강인은 그러나 후반 35분 왼쪽 발목 부상으로 쓰러졌고, 그 사이 오만에 동점골을 얻어맞았다. 홍 감독은 “강인이가 하루 훈련을 하고 나왔다. 우리 플랜에 이강인이 경기에 나가는 것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K리그 개막 후 시끌벅적했던 잔디가 부상의 원인으로 지적됐다. 이강인이 상대를 막다가 잔디에 걸려 넘어졌기 때문. 고양종합운동장의 잔디는 보기엔 멀쩡했으나 실제로는 달랐다. 킥하는 순간 선수들의 디딤발에 잔디가 밀릴 정도였다. 게다가 무르고 딱딱한 정도가 곳곳마다 달라 선수들이 적응하기 어려웠다. 경기 전날 훈련에선 정승현(알와슬)이 종아리 근육을 다쳤다. 백승호는 “핑계 같기도 하고 여러모로 아쉽긴 하다”며 “잘 관리하면 선수들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다. 또 부상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명보호는 소집 전부터 부상으로 혼란스러웠다. 핵심 수비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를 소집 명단에 올렸으나 왼쪽 아킬레스건염 탓에 제외해야 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종아리 근육 부상으로 고생했던 중원의 주축 황인범(페예노르트)은 대표팀엔 합류했으나 오만전에 끝내 출전하지 못했다. 골키퍼 조현우(울산 HD)는 소속팀에서 당한 코뼈 골절 탓에 안면 보호 마스크를 착용하고 출전했다.
오만에 일격을 허용한 탓에 홍명보호의 월드컵 본선행 계획도 틀어졌다. 대표팀은 애초 3차예선 7∼8차전에서 모두 승리, 자력으로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한다는 복안이었다. 그러나 오만전 무승부로 플랜을 수정하게 됐다. 대표팀은 4승 3무(승점 15)로 B조 1위이지만 똑같이 3승 3무 1패(승점 12)를 기록한 2위 요르단(골득실 +6), 3위 이라크(골득실 +2)와 간격이 승점 3밖에 되지 않는다. 3차예선에선 조 1∼2위가 본선에 진출한다.
홍명보호가 조기에 월드컵 본선 진출을 하는 경우의 수는 이제 한 가지다. 요르단을 이기고 이라크가 팔레스타인에 지는 것. 그렇게 되면 한국의 승점은 18, 요르단과 이라크는 12가 된다. 요르단과 이라크는 최종 10차전에서 맞붙기에 두 국가 중 한 곳은 한국을 추격할 수 없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은 3차예선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하고 3무 4패(승점 3)를 작성, B조 최하위인 6위에 자리하고 있다. 이라크는 지난해 10월 3차전에서 팔레스타인을 1-0으로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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