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건 진짜 ‘요람에서 무덤까지’라고 할 수 있겠다"
일본 전역에서 성행했던 ‘러브호텔’이 저출산과 고령화로 최근 장례식장으로 재단장하는 추세가 나타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의 출산율이 지난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일본의 노령 인구는 역대 최대였다.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은 일본 동부 사이타마현에 있는 한 러브호텔이 지난달 장례식장으로 바뀌게 된 사연을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이타마현에 있는 이 러브호텔 건물은 장례식장으로 바뀌면서 엄숙한 흰색으로 리모델링됐다. SCMP는 "우주선과 원더랜드를 주제로 한 장식이 유명한 호텔이었지만 이곳은 이제 천국에 온 듯한 분위기가 감돈다"고 설명했다.
1960년대 일본 정부가 매춘을 불법화한 후 러브호텔은 한때 매춘업소 대체 시설로 여겨졌으나 이후 연인이나 공동주택에 거주 중인 부부가 개인적인 시간이나 프라이버시를 위해 사용하는 숙박업소로 인식이 변화되며 급성장했다.
특히 일본의 러브호텔은 익명성 보장과 단시간 대여 등 편의성뿐 아니라 독특한 테마와 인테리어로 큰 인기를 끌었다. 화려한 내부 장식이나 영화, 애니메이션, 판타지 등 다양한 콘셉트로 꾸며진 객실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최근 러브호텔 수는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일본 경찰청에 따르면 전역에서 성행했던 러브호텔 수는 2016년 5670개에서 2020년 5183개로 줄었다.
러브호텔이 사라지고 있다는 소식에 현지 네티즌들은 "이건 진짜 ‘요람에서 무덤까지’라고 할 수 있겠다" "누군가는 같은 장소에서 삶을 시작하고 끝낼 수 있겠다" "나는 예전에 러브호텔이었던 곳에서 장례식을 치르고 싶지 않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한편 일본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일본의 출산율은 2024년 72만988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5% 감소한 수치로, 일본 출산율은 9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일본의 노령 인구가 3625만 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하면서 일본 전체 인구의 29.3%가 65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2040년이 되면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34.8%를 차지할 것이라는 추산도 나왔다.
임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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