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과금 3~4개월 연체…집주인 신고로 발견
서울 강남구의 한 빌라 반지하 주택에서 50대 남성이 사망한 지 수개월이 지나 발견됐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강남경찰서는 지난 19일 오후 3시쯤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근처 한 빌라 반지하에서 숨진 50대 남성 A 씨를 발견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전날 오후 2시 46분쯤 ‘세입자가 전기요금을 몇 달째 내지 않고 있고 연락도 안 된다’는 집 주인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문을 개방한 것으로 전해졌다.
발견 당시 A 씨는 3~4개월가량의 월세와 공과금을 연체한 상태였다. 경찰은 시신 부패 정도로 볼 때 수개월이 지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타살 등 범죄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정확한 사인을 분석할 예정이다.
한편, A 씨는 번화가인 가로수길과 약 200m 떨어진 한 빌라 반지하에 거주하고 있었다. 그가 살던 곳 옆집의 임대료는 보증금 1000만원, 월세가 60만원 정도다.
그의 우편함에는 신용정보고지서, 건강보험료 고지서 등 뜯지 않은 우편물 10여개가 빽빽이 꽂혀 있었다. 집 내부에는 소주병, 담뱃갑 등이 널브러져 있었다.
신사동주민센터는 작년 6월 반지하·옥탑방에 거주민을 대상으로 ‘여름 주거취약계층 기획조사’를 진행하던 중 A 씨의 집으로 ‘주거 취약계층이니 지원이 가능하다’는 안내 우편을 보냈다. 같은해 8월 가정 방문도 했지만 A 씨는 집에 없었다. 12월에도 재차 안내를 보냈다.
A 씨는 지난해 말 ‘긴급복지지원’ 신청이 가능한지 확인하러 주민센터에 방문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긴급복지지원제도는 위기상황에 놓여 생계유지가 곤란한 저소득 가구에 생계·의료·주거지원 등 필요한 지원을 일시적으로 신속하게 지원해 위기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돕는 제도다.
그러나 주민센터는 예산 소진으로 A 씨를 지원하지 못했다. 그는 지난 1월 기준 6개월 이상 무직인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A 씨가 주민센터를 찾았던 마지막 날은 지난 1월 15일이다. 주민센터에서는 ‘5일 뒤쯤 다시 오시라’고 안내했지만, 그는 주민센터를 다시 찾지 못했다.
김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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