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술 성숙까진 수년 걸릴 것”
개발 기업 주가 또다시 하락
삼성 그래픽 메모리 제품엔
“GDDR7 최고” 친필 서명도
인공지능(AI) 칩 선두주자인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가 유용한 양자컴퓨터가 나오는 데에는 20년이 걸릴 것이라고 했던 자신의 지난 1월 발언에 대해 20일(현지시간) 사과했다.
황 CEO는 엔비디아의 연례 개발자 회의 ‘GTC 2025’ 넷째 날인 이날 양자업계 리더들을 대거 초청해 ‘퀀텀 데이’(양자의 날) 행사를 열었다. 이날 황 CEO는 두 달 전 자신의 발언을 의식한 듯 “이 행사는 역사상 최초로 한 회사의 CEO가 여러 게스트를 초대해 자신이 왜 틀렸는지 설명하는 자리”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지난 1월 자신의 발언을 꺼냈다. 당시 그는 월가 투자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정말 유용한 양자컴퓨터가 언제 나오냐’는 질문에 “15년은 너무 이르고, 20년이 적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발언으로 당시 양자컴퓨터 상용화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어 뉴욕 증시에서 승승장구하던 아이온큐와 리게티 컴퓨팅 등 양자컴퓨터 개발 기업들의 주가가 폭락했다.
그는 이날 해당 발언을 하게 된 상황에 대해 “누군가가 나에게 ‘양자컴퓨터가 실질적으로 유용해지려면 얼마나 걸릴까?’라는 질문을 했다”며 “질문에 답한 다음 날 양자 컴퓨팅 업계 전체 주가가 60% 떨어졌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가 급락에 대한) 나의 첫 반응은 ‘양자컴퓨터 기업이 상장사라고?’였다”고 말했다. 양자컴퓨터 기업 상당수가 상장돼 있다는 것을 모른 채 한 발언이었다는 뜻이다. 그는 해당 업체들에 미안함을 표하며 “나는 컴퓨팅 플랫폼을 구축해온 사람으로, 엔비디아를 설립하고 쿠다(CUDA)를 개발해 현재의 컴퓨팅 플랫폼으로 만드는 데 20년이 넘게 걸렸다. 20년이라는 범위는 나에게 그리 긴 시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기술은 엄청나게 복잡해 성숙해지는 데 수년이 걸린다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며 개발에 장기간 소요될 것이라는 소신을 굽히지는 않았다. 이에 이날 아이온큐와 리게티 컴퓨팅 주가는 각각 9% 넘게 하락했다.
한편 이날 황 CEO는 새너제이 컨벤션 센터의 삼성전자 부스를 방문해 삼성전자 그래픽 메모리(D램) ‘GDDR7’에 친필 서명을 남겼다(사진). 황 CEO는 ‘삼성’(SAMSUNG)이라는 단어와 함께 ‘GDDR7 최고!’(GDDR7 Rocks!), ‘RTX는 계속된다’(RTX ON!)라는 단어를 기재했다. GDDR7은 엔비디아의 최신 게임용 그래픽카드인 ‘지포스 RTX 5090’에 탑재되는 제품이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