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삼성·LG, 로보락 맞선 신제품 출시
삼성, AI 카메라 기술 탑재
이미지·영상 접근권한 제한
LG, 표준 보안 시스템 개발
민감정보 암호화로 유출 막아
中 ‘정보유출’논란에 흔들려
시장 점유율 격차 좁히기 전략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한국과 중국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국내 점유율 1위인 중국 로보락이 최근 개인정보 보안 논란을 겪으며 소비자 선호도가 꺾이자, 국내 업체들은 개인정보 보호 기능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역전을 모색 중이다. 로봇청소기 후발주자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보안을 앞세운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중국 업체와의 점유율 격차를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번 주 생활가전 신제품 출시 행사를 열고 로봇청소기 신제품을 공개할 계획이다. 이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4월 출시한 ‘비스포크 AI 스팀’ 로봇청소기의 후속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스포크 AI 스팀’은 물걸레 스팀 살균 기능과 사물 인식이 가능한 인공지능(AI) 기능을 탑재한 제품이다. 출시 25일 만에 누적 판매 1만 대를 돌파한 바 있다.
삼성전자의 신제품은 로보락의 신제품 ‘S9 맥스V’와 맞붙을 예정이다. 로보락은 지난달 20일 직전 모델 대비 청소 기능과 내비게이션 시스템, 본체와 도크 기능을 전방위적으로 향상한 해당 신제품을 선보였다. 로보락은 자사 최초로 AI 기반의 내비게이션 시스템인 ‘스타사이트 자율 시스템 2.0’을 적용했고 국내 최고 수준인 2만2000Pa(파스칼) 흡입력을 지녔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로보락은 최근 개인정보 보안 논란에 휘말리면서 소비자 불안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로보락은 중국에 본사를 둔 사물인터넷(IoT) 기업 항저우투야인포메이션테크놀로지에 한국 사용자 개인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고 적시해 문제가 됐다. 이에 로보락은 로봇청소기가 자체적으로 수집하는 영상·오디오 데이터 등의 정보는 서버에 저장되지 않고, 제3자에게도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소비자 불신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 모양새다.

앞서 지난해 미국에서 로봇청소기 해킹 논란을 겪었던 중국의 에코백스는 해당 사건을 인정하면서도, “악성 공격 문제를 진지하게 바라보고 있다. 국가별로 보안 기준을 모두 준수해 나가고 있다”고 대응책을 언급한 바 있다. 에코백스는 향후 한국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IoT 보안 인증 계획도 시사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보안을 강화한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달 공개 예정인 로봇청소기 신제품에 독자 보안 솔루션 ‘삼성 녹스’를 적용해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모든 사용자 데이터를 기기 내 암호화하는 종단 간 암호화(E2EE) 기술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비스포크 AI 스팀 카메라로 촬영된 이미지나 영상 데이터는 스마트싱스 클라우드 저장 시 권한을 가진 사용자만 확인할 수 있다. 삼성전자 로봇청소기는 ‘개인정보보호 중심 설계’ 시범 인증도 받았다. 해당 인증은 개인정보 보호 조치 적절성과 안전성, 보안성 등 71개 항목을 종합 검증해 통과해야 획득할 수 있다.
LG전자 역시 연내 로봇청소기 신제품 출시를 목표로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출시한 ‘LG 로보킹 AI 올인원’에 LG 표준 보안 개발 프로세스(LG SDL)를 적용해 보안 안전성을 확보한 바 있다. 민감한 개인정보 등 각종 소비자 데이터는 암호화 처리해 외부 유출을 막는 방식이다.
로보락이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지 못하면 시장 점유율 1위 자리가 위태로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로보락에 따르면 로보락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하반기 기준 40% 중반대다. 로보락 뒤를 이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점유율은 합쳐서 약 25∼30%대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규모는 올해는 1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프리미엄 가전제품 판매에 사활을 건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속된 보안 이슈는 연내 신작을 내놓을 삼성전자·LG전자의 로봇청소기 실적을 반등시킬 요인이 될 것”이라며 “출시는 늦었지만 기술력과 보안 능력을 앞세우는 것이 승부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이예린 기자 yr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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