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 공무원 유족 오열
창녕=이재희 기자 jaehee618@munhwa.com
“말썽 한번 부린 적 없는 우리 순둥이가… 형체도 없이 돌아왔어요….”
지난 22일 경남 산청 산불을 진화하다 사망한 창녕군청 8급 공무원 고 강모(32) 씨는 조카 100일 잔치 가족 모임에 갔다 현장으로 출동하라는 호출을 받고 집을 나섰다. 빈소가 마련된 창녕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만난 강 씨의 친척 안모(60) 씨는 23일 “꾀 한번 부린 적 없는 착한 애라 바로 현장으로 달려갔을 것”이라며 “보호장구도 안 차고 산불 현장으로 갔다고 한다. 가족들이 열심히 뒷바라지해 공무원 만들었는데 집안의 대가 끊겼다”고 울분을 토했다. 유족들에 따르면 시신의 상태가 참혹해 부모조차 아들의 마지막 모습을 보지 못했다고 한다. 시신을 확인한 한 유족은 “형체가 온전하지 못한 상태여서 못 보겠더라. 유품도 다 타버렸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또 다른 유족은 “자기 아들이었으면 그렇게 맨몸으로 현장에 보냈겠냐”며 “내 자식이다 생각했어야지”라며 오열했다. 강 씨의 큰어머니 심모(68) 씨는 “설 전날 제사드린다고 와서 용돈 10만 원을 쥐여줬는데 그게 마지막이었다”며 “다음 주가 집안 제사라 만날 줄 알았는데 이렇게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당일 산불 현장에서는 산불전문예방진화대 3명도 참변을 당했다. 이들 중 진화대원 공모(60) 씨와 이모(64) 씨는 각각 홀아버지·홀어머니를 모시고 살던 ‘효자’였다.
24일 오전 사망자 4명의 유족들은 창녕군민체육관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일부 유족은 가족의 부축을 받고 떨리는 손으로 고인의 영정 사진 앞에 국화를 놓으며 쏟아져나오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묵념 후 돌아가면서도 발이 떨어지지 않는지 연신 뒤를 돌아봤다. 손수건으로 입을 틀어막거나 무릎에 팔꿈치를 괸 채 손바닥에 얼굴을 묻고 흐느끼기도 했다. 창녕군체육회 소속 김모(40) 씨는 “(강 씨가) 산불 진압을 위해 급하게 현장에 나갔다고 하는데 남 일 같지 않았다”며 “안타깝고 황망해 출근하자마자 조문을 왔다”고 말했다.
창녕=이재희 기자 jaehee618@munhwa.com
“말썽 한번 부린 적 없는 우리 순둥이가… 형체도 없이 돌아왔어요….”
지난 22일 경남 산청 산불을 진화하다 사망한 창녕군청 8급 공무원 고 강모(32) 씨는 조카 100일 잔치 가족 모임에 갔다 현장으로 출동하라는 호출을 받고 집을 나섰다. 빈소가 마련된 창녕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만난 강 씨의 친척 안모(60) 씨는 23일 “꾀 한번 부린 적 없는 착한 애라 바로 현장으로 달려갔을 것”이라며 “보호장구도 안 차고 산불 현장으로 갔다고 한다. 가족들이 열심히 뒷바라지해 공무원 만들었는데 집안의 대가 끊겼다”고 울분을 토했다. 유족들에 따르면 시신의 상태가 참혹해 부모조차 아들의 마지막 모습을 보지 못했다고 한다. 시신을 확인한 한 유족은 “형체가 온전하지 못한 상태여서 못 보겠더라. 유품도 다 타버렸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또 다른 유족은 “자기 아들이었으면 그렇게 맨몸으로 현장에 보냈겠냐”며 “내 자식이다 생각했어야지”라며 오열했다. 강 씨의 큰어머니 심모(68) 씨는 “설 전날 제사드린다고 와서 용돈 10만 원을 쥐여줬는데 그게 마지막이었다”며 “다음 주가 집안 제사라 만날 줄 알았는데 이렇게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당일 산불 현장에서는 산불전문예방진화대 3명도 참변을 당했다. 이들 중 진화대원 공모(60) 씨와 이모(64) 씨는 각각 홀아버지·홀어머니를 모시고 살던 ‘효자’였다.
24일 오전 사망자 4명의 유족들은 창녕군민체육관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일부 유족은 가족의 부축을 받고 떨리는 손으로 고인의 영정 사진 앞에 국화를 놓으며 쏟아져나오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묵념 후 돌아가면서도 발이 떨어지지 않는지 연신 뒤를 돌아봤다. 손수건으로 입을 틀어막거나 무릎에 팔꿈치를 괸 채 손바닥에 얼굴을 묻고 흐느끼기도 했다. 창녕군체육회 소속 김모(40) 씨는 “(강 씨가) 산불 진압을 위해 급하게 현장에 나갔다고 하는데 남 일 같지 않았다”며 “안타깝고 황망해 출근하자마자 조문을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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