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 검거율은 38% 그쳐

의성=박천학·산청=박영수 기자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전국에 동시다발적으로 산불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산불 대부분이 부주의에 의한 실화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산림청과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지난 21일 경남 산청군 시천면 신천리 산불의 경우 산림 인근 축사 주인이 예초기를 돌리다 불이 났다고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발생한 경북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 산불은 성묘객이 쓰레기를 태우다 발화해 119에 직접 신고했고, 같은 날 울산 울주군 온양읍 운화리 산불은 인근 농막 용접 불꽃으로 발화한 것으로 추정됐다. 경남 김해 산불은 문중 묘지 관리를 하던 60대가 과자 봉지를 태운 것이 원인으로 알려졌다.

산림청의 최근 4년(2021∼2024년)간 산불 현황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이 기간 총 1980건이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입산자 실화나 논·밭두렁 소각, 쓰레기 소각, 담뱃불 실화 등 부주의가 대부분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가해자 검거 건수는 758건으로 전체 산불 발생 건수의 38.2%에 불과하다. 실제 2022년 3월 경북 울진에서 발생해 강원 삼척, 동해, 강릉까지 10일간 휩쓴 산불의 경우 차량 블랙박스 등을 통해 담뱃불로 인한 실화로 추정하고 가해자도 특정했으나 명확한 증거가 확보되지 않아 미제로 남아 있다. 게다가 처벌도 검거된 가해자 가운데 43명(5.7%)만 징역형(집행유예 포함)을 선고받았다. 절반에 이르는 380건(50.1%)은 기소중지, 사회봉사명령, 혐의없음 등으로 처리됐다. 김기우 경북대 상주캠퍼스 산림생태보호학과 교수는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 양형 기준 상향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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