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OK저축銀 감독에 선임
1년만에 현장 복귀 강한 의욕
4승 더하면 감독 최초 ‘300승’


“선수들 눈빛부터 달라지게 해야죠.”

1년 만에 프로배구 V리그 현장 복귀를 확정한 신영철(사진) 감독의 목소리는 자신감이 넘쳤다. V리그 남자부 OK저축은행은 24일 신영철 감독의 선임을 발표했다. 일본 출신 오기노 마사지 감독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지난 20일 현대캐피탈과의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를 마치고 자진 사퇴한 지 불과 4일 만이다.

속전속결의 이유는 간단하다. OK저축은행은 이번 시즌을 최하위로 마쳤다. 오기노 감독 부임 첫해 챔피언결정전까지 진출해 준우승했던 것과 달리 시즌 초반부터 성적이 신통치 않자 국내외를 막론하고 후임 감독을 찾았고, 적임자를 결정한 뒤 곧장 선임 작업에 들어갔다. OK저축은행은 신 감독뿐 아니라 국내에서 전력분석 면에서는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김재현 전 우리카드 수석코치도 영입했다. 임동규 전 국가대표팀 코치까지 합류한다. 이들은 기존의 강영준, 전병선 코치와 OK저축은행의 부활 도전을 함께한다.

사실 신 감독은 외국인 감독이 득세한 V리그에서 새로운 감독을, 특히 국내 지도자 가운데 새 감독을 선임한다면 가장 먼저 다시 지휘봉을 잡을 것이라고 평가됐던 지도자다. 신 감독은 과감한 트레이드를 통해 선수단 구성에 상당한 변화를 추진, 새 바람을 넣는 데 능숙하다. 무엇보다 ‘봄 배구 전도사’라는 그의 별명이 지난 지도자 생활을 가장 명확하게 설명한다. 신 감독은 앞서 지휘봉을 잡았던 대한항공과 한국전력, 우리카드에서 모두 ‘봄 배구’를 이끈 경험이 있다. 그 덕분에 지도자로서 V리그에서 최다 출장, 최다 승리, 최다 패배 기록을 모두 가졌다. 지금까지 신 감독은 V리그에서 523경기를 이끌어 296승 227패를 기록했다. 4승만 추가하면 V리그 최초 감독 300승의 주인공이 된다.

신 감독은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항상 하위권에 있던 팀을 맡아 ‘봄 배구’까지 이끈 나의 경력 때문에 OK저축은행이 나를 선임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구단에서의 기대가 크다. 선수들이 휴가를 잘 즐기고 돌아와 다시 신발 끈을 묶을 때는 눈빛이 달라질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현역시절 ‘컴퓨터 세터’라는 별명을 가졌던 신 감독은 OK저축은행의 세터 이민규와의 만남을 가장 기대하고 있다. 신 감독은 “이민규가 나를 만나게 된 것은 불행일 수도, 행운일 수도 있다”며 “지금까지 안 해봤던 토스 훈련을 하게 될 테니 불행이라고 할 수 있으나 그걸 이겨낸다면 훌륭한 세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건 선수로서 행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해원 기자 ohwwho@munhwa.com
오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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