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TV 신화’ 주역인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부회장)가 휴식 중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별세했다. 향년 63세.
25일 재계에 따르면 한 부회장은 삼성전자에서 스마트폰·TV·가전 등 세트 부문을 총괄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을 이끄는 중추적 인물이다. 1962년생인 그는 인하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삼성전자 영상사업부 개발팀에 입사해 2017년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장(사장)까지 오르며 37년간 삼성에서 TV 사업을 이끌어 왔다. 2021년 말에는 부회장으로 승진, 세트 사업을 담당하는 DX부문장을 맡아 다양한 제품의 기술 혁신을 이끌며 전자 산업 발전을 주도해 왔다.
부회장 선임 이후에는 삼성전자의 ‘생활가전 통합 전략’을 진두지휘했다. ‘고객 중심 경영’을 강조하며 새로운 연결 경험과 차세대 사용자 경험(UX) 혁신을 강화하기 위해 사업 구조를 통합·개편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사내에서는 강한 추진력과 섬세함을 동시에 갖춘 리더로 평가받았다. 구성원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온화한 리더십과 위기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판단하는 결단력으로 회사에서 큰 신뢰를 받았다. TV사업부 시절에는 QLED TV 등 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해 삼성전자가 세계 TV 시장에서 17년 연속 1위를 지키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는 지난 19일 삼성전자 제56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기존 사업은 초격차 기술 리더십으로 재도약의 기틀을 다지고,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이 만들어가는 미래의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서는 로봇·메드테크(의료기술)·차세대 반도체 등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겠다”며 의욕적인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26일 진행되는 삼성 가전 최대 행사인 ‘웰컴 투 비스포크 AI’의 기조연설을 맡기로 예정돼 있었다.
삼성전자는 이날 “37년간 회사에 헌신하신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고인은 TV 사업 글로벌 1등을 이끌었으며,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세트부문장 및 DA(가전)사업부장으로서 최선을 다해오셨다”고 밝혔다. 빈소는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