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성 산불, 진화율 55% 그쳐
태풍급 강풍 지속
27일 예상 강수량 적어…피해 커질 수도
전국에서 동시다발적 산불이 계속되는 가운데 적은 강수량에 건조한 날씨, 강풍 등 악조건까지 겹치며 소방당국이 산불 진화에 난항을 겪고 있다. 오는 27일 전국적인 비 예보가 있으나, 예상 강수량이 적어 번지는 산불을 막기는 역부족일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25일 기상청에 따르면 오는 26일 중국 상하이 쪽에서 기압골이 동진해오면서 늦은 오후 제주를 시작으로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비는 전국으로 확대돼 대부분 지역에서 27일 오후까지, 충청·남부지방·제주에선 밤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27일 전국에 내리는 봄비가 기대보다 강수량이 적어 산불을 끄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27일 예상 강수량은 제주 5∼30㎜, 강원영서·부산·울산·경남·경북 5∼10㎜, 강원영동·울릉도·독도 5㎜ 미만, 수도권 등 나머지 지역 5∼20㎜로 예보됐다. 영남 지역의 3월 강수량 평년에 비해 50∼60%대에 그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날 강원·경북·제주 등에 강풍특보가 발효되며 불씨가 더 확산할 가능성도 생겼다. 특보가 발효된 지역에는 지붕이 날아갈 정도인 순간 최대 풍속 초속 25m 이상의 바람이 불겠다. 태풍의 순간 최대 풍속이 초속 17m 이상인 것을 감안하면 태풍 이상의 강풍이 부는 셈이다.
실제로 현재 강풍으로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은 안동 지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의성 산불의 진화율은 55%에 그치고 있다. 울산 울주군에서 발생한 산불 역시 경남 양산 방향으로 번지기도 했지만, 현재 98% 진화된 상태다. 다만, 바람이 세 잔불이 다시 살아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하동까지 번진 산청 산불의 이날 오전 7시 기준 진화율은 88%다.
현재까지 산불영향구역은 약 1만4694㏊로, 전날보다 피해 면적이 커졌다. 인명 피해는 4명 사망, 11명 부상 등 15명으로 집계됐으며 3000명이 넘는 주민이 일시대피 중이다.
이 가운데 사망자 4명은 경남 산청 산불을 끄기 위해 동원된 산불진화대원 3명과 경남 창녕군 공무원 1명이다.
한편, 행정안전부 장관 직무대행인 고기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 역시 이날 건조한 날씨, 강풍, 연무 등이 겹치며 산불 진화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고 본부장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울산·경북·경남 산불 대응 중대본 4차 회의를 열고 "기상 상황이 좋지 않아 진화작업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고 본부장은 "헬기 110대, 인력 6700여명 등 가용자원을 총 동원해 산불 진화에 집중하고, 산불이 민가로 확산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피해 우려 지역의 민가, 요양시설 등에서 선제적으로 대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산불 진화 현장에서는 진화 과정에서 추가적인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 확보에 철저를 기해달라"고 강조했다.
김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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