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 광화문 인근 천막당사에서 열린 민주당 원내대책회의. 연합뉴스
25일 서울 광화문 인근 천막당사에서 열린 민주당 원내대책회의. 연합뉴스

결국 12년 만 천막당사 열어
"윤석열 파면까지 계속"



"조선 시대 유생이 상소하는 것처럼 의원들이 시위하는 건 어떻습니까?"

"돌아가며 광화문 광장에 노숙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조급해진 더불어민주당이 광화문으로, 헌법재판소 앞으로 뛰어들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당초 예상보다 미뤄지면서다. 대통령 탄핵심판이 오는 26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사건 항소심 선고보다 뒤로 밀릴 가능성이 커지면서 뭐라도 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당내에 팽배해지고 있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19일 밤 민주당 비상의원총회에서는 이 같은 민주당의 불안·초조감이 반영된 각종 아이디어가 분출됐다. 최상목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 여부를 결정짓기 위해 모였던 의총에서는 장외 투쟁 전략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이어졌다고 한다.

A 의원은 "의원들이 모여 유생이 상소하듯 무릎을 끓고, 헌재의 조속한 선고와 윤석열 파면을 외쳐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장소로는 서울 종로구 서울역사박물관 앞 등이 거론됐다. 릴레이 단식에 이어 광화문 광장에서 릴레이 노숙을 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의원들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컨셉을 갖고 시위를 진행하는 건 희화화될 수 있어 반려됐다"고 말했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도 고려해야 했다. 당초 시민들과 연대하고자 도입된 국회에서 광화문까지 가는 도보 행진에 민주당 관계자들만 주로 동원된 게 대표적이다. 한 초선 의원은 "도보 행진을 할 때 탄핵에 찬성하는 시민들이 동참하길 기대했는데, 그런 경우는 별로 없었다"고 전했다.

장외 투쟁에 대한 피로감을 거론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다수는 헌재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전해졌다.



25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총을 통해 민주당은 서울 광화문 인근에 12년 만에 천막당사를 설치·운영하게 됐다. 아울러 국회 상임위원회 별로 헌재 앞에서 릴레이 시위를 열고 있다. 민주당은 초선을 중심으로 매일 오전·오후반을 나눠 천막당사에서 릴레이 농성도 진행한다. 기존에 했던 도보 행진 등도 이어간다.

민주당은 이 같은 장외 농성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전까지 이어갈 방침이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빛이 되는 문’이란 의미의 광화문에서 내란이란 어둠을 종식시키고, 국민과 함께 민주주의란 빛을 회복하겠다는 의미"라며 "윤 대통령 파면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우 기자
이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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