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인으로는 최초로 미국 권력의 핵심인 백악관에서 대규모 대미 투자를 발표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투자 발표 행사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도널드 트럼프(얼굴) 미국 대통령은 현대차그룹의 투자를 자신의 ‘관세 정책의 성과’로 포장하며 “현대차는 대단한 기업”이라고 추켜세웠다. 정 회장도 26일 준공식을 갖는 조지아주 서배너의 자동차 제조 공장인 ‘현대차그룹 메타 플랜트 아메리카’(HMGMA) 투자가 2019년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시작됐다고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오후 대통령 집무실(오벌 오피스) 바로 옆의 루스벨트룸으로 들어선 뒤 정 회장과 장재훈 완성차 담당 부회장, 주한 미국 대사를 지낸 성 김 사장,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 등 현대차그룹 관계자들과 악수했다.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 주지사, 마이크 존슨(루이지애나) 미 연방 하원의장, 스티브 스컬리스(루이지애나)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 등 현대차가 ‘전기로 제철소’를 지을 루이지애나 출신 유력 정치인들도 자리를 함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름다운 발표를 할 것이다. 매우 흥분된다”며 현대차의 개략적인 투자 내용을 발표한 뒤 “진정 위대한 기업인 현대와 함께하게 돼 큰 영광”이라며 정 회장에게 발언을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 회장과 현대차 관계자들을 일일이 소개한 뒤 이어 미국 측 인사를 소개할 때 “이들 이름은 나에게 훨씬 덜 어렵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소개로 연단에 선 정 회장은 “새 임기를 주목할 만하게 시작한 것을 축하한다”고 덕담을 건넸고, 트럼프 대통령은 “잘되고 있다”고 화답했다. 정 회장은 HMGMA를 설립하는 대미 투자 결정이 과거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 덕분이었다는 뒷얘기도 꺼냈다. 그는 “미국 내 일자리 8500개를 창출하기 위해 조지아주 서배너에 투자하기로 한 결정은 2019년 서울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시작됐다”고 말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쳐다봤고, 트럼프 대통령은 웃으면서 “맞다”고 답했다. 정 회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시작과 동시에 이 혁신적인 프로젝트가 완료돼 더욱 특별해졌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고맙다”고 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은 미국 산업의 미래에 더 강력한 파트너가 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최첨단 제조 시설 중 한 곳을 직접 방문해서 미국과 미국 노동자에 대한 우리의 약속을 확인해 보기를 권한다”며 미국 내 공장에 트럼프 대통령을 초청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오케이”라고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사 뒤 기자들과 만나서도 “현대는 대단한 기업”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