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의약품 등 품목별 관세 예고
각국, 트럼프 설득 막판 총력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주 상호관세 부과를 앞두고 “많은 국가에 적게 부과하거나 면제해줄 수 있다”며 유연한 관세 부과 가능성을 시사했다. 상호관세 발표 전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 등 품목별 관세 부과도 예고했다. 상호관세 부과 전 최대한 많은 국가와 기업의 미국 투자를 이끌어 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진행한 현대자동차그룹의 대미 투자 발표 행사에서 ‘상호관세 부과 때 일부 국가나 부문이 면제(break)될 수 있느냐 아니면 완전히 상호적이냐’는 질문에 “나는 많은 국가(a lot of)에 면제를 줄 수도 있다”며 “그것은 상호적이지만 우리는 그것(상대국 관세)보다 더 친절(nice)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호적인 관세지만, 우리는 그들(상대국)보다 적게 부과시킬 수도 있다”면서 “왜냐하면 그들이 너무 많이 (관세를) 부과하기 때문에 그들이 (미국이 그대로 상호관세를 매기면)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에 앞서 품목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향후 며칠 내에 추가로 관세를 발표할 것이며 이는 자동차, 목재, 반도체와 관련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시행되고 있는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언급하며 “우리는 자동차도 할 것이다. 아마도 향후 며칠 내, 상당히 곧(over the next few days, fairly soon)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4월 2일이 오면 상호관세가 있을 것”이라며 품목별 관세와 상호관세가 순차적으로 발표될 것임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각료회의에서는 자동차뿐만 아니라 의약품 등에 대한 관세도 ‘먼 미래가 아니라 매우 가까운 미래’에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 예고에 각국은 트럼프 대통령 설득을 위한 막판 총력전에 나섰다. 마로시 셰프초비치 유럽연합(EU) 무역·경제안보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관세 협상을 위해 한 달여 만에 다시 미국으로 향했다. 그는 25일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만날 예정이다. 올로프 질 EU 집행위 무역담당 대변인은 “해로운 관세를 서로 피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갖고 양국 간 무역 협상의 진전에 대해 논의했다. 영국 총리실은 “(두 정상이) 경제적 번영 합의와 관련해 이뤄진 진전을 간단히 논의했다”고 전했다. 영국 정부는 미국이 요구한 디지털 서비스 세금 인하 또는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영국 매체들은 보도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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