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왼쪽 두 번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광화문 천막당사에서 3선 국회의원들이 만든 ‘윤석열이 파면돼야 하는 101가지 이유-윤석열 정부 실정 101 백서’를 전달받고 있다. 왼쪽부터 백혜련 의원, 박 원내대표, 박정·김영호 의원. 박윤슬 기자
박찬대(왼쪽 두 번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광화문 천막당사에서 3선 국회의원들이 만든 ‘윤석열이 파면돼야 하는 101가지 이유-윤석열 정부 실정 101 백서’를 전달받고 있다. 왼쪽부터 백혜련 의원, 박 원내대표, 박정·김영호 의원. 박윤슬 기자


■ 헌재·법원 겨냥 ‘음모론’

예상 빗나가는 사법 스케줄에
“李 죽이면된다 내란세력 작전”

이재명 발언도 갈수록 험해져
“尹, 계엄당시 1만명 죽일 계획”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발언이 갈수록 거칠어지고, 지도부 인사들도 사법부를 겨냥한 음모론을 연이어 제기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와 관련한 항소심 선고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는 계속 미뤄지면서 초조함이 극에 달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사법정의실현 및 검찰독재대책위원회는 25일 이 대표 2심 선고와 관련한 회견을 여는 등 ‘무죄 여론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대표는 요즘 구설수에 오르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그는 전날(24일) 서울 광화문 천막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를 이승만 전 대통령의 제주도 계엄, 광주 5·18 민주화운동과 비교하며 “이번 계엄 사태에서도 최하 5000명에서 1만 명을 죽이겠다는 계획을 세웠고, 죽이는 방법조차 폭사·독사·사살 등 온갖 방법들이 강구됐다”고 주장했다. 육군이 계엄 선포를 앞두고 시신을 임시 보관하는 영현백 3000여 개를 구입했다는 언론 보도만을 근거로 재차 의혹을 제기한 셈이다. 국방부는 “영현백은 국방중기계획에 따라 전투 준비 태세를 갖추는 데 필요한 군수 물자로 비상계엄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9일에도 페이스북에 해당 보도를 공유하며 “킬링필드가 열릴 뻔”이라고 적었다.

이 대표의 강경 발언은 ‘사법부 스케줄’이 민주당이 예측한 방향대로 흘러가고 있지 않은 상황과 관련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민주당은 늦어도 이달 중순에는 헌재가 윤 대통령 탄핵심판을 선고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헌재는 여전히 선고일을 지정하지 않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헌재 선고 지연에 근거 없는 ‘음모론’까지 제기하고 있다. 김민석 수석 최고위원은 전날 밤 페이스북에 “윤석열의 파면과 조기 대선을 피할 수는 없다고 보고, 오직 이재명만 죽이면 된다는 내란 세력의 작전이 아니면 도저히 설명되지 않는다”며 “헌재가 원칙을 깨고 선고 일자를 미뤄온 과정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하는 것이 아닌지 우려되는 이유”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2심 재판부에도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는 소식이 자꾸 전해진다”고 했다.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이날 “헌법재판관들이 협박범의 요구를 하나둘씩 들어줬다. 우는 아이 젖 주는 게 아니라 칼 들고 강도질 하려니 다 내주려는 꼴”이라고 말했다. 헌재가 국민의힘을 비롯한 보수 진영의 압박에 굴복해 연이어 탄핵 기각 결정을 내리고 있다는 취지다.

나윤석·김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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