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말 성실히 살았는데…이 친구가 열심히 산 건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거예요.”
서울 강동구 명일동에서 24일 발생한 대형 싱크홀(땅 꺼짐) 사고로 25일 숨진 채 발견된 박 모(34) 씨는 생계를 위해 부업으로 배달업을 하던 가장이었다. 이날 그의 빈소가 마련된 중앙보훈병원 장례식장에는 사고로 하루아침에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유족과 지인들이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박 씨의 모친은 장례식장 바닥에 주저앉아 “이런 일이 어딨어, 우리 착한 애기…, 우리 애기 불쌍해서 어떡해”라며 오열했고 다른 유족들은 연신 눈물을 훔치며 그를 달랬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박 씨는 사고 당시 오토바이를 타고 강동구 명일동 대명초 인근 사거리를 지나가다가 갑자기 발생한 싱크홀에 빠져 목숨을 잃었다.

고인의 25년 지기인 김 모 씨는 사망 소식을 듣고 빈소가 차려지기도 전에 장례식장으로 달려왔다. 김 씨에 따르면 박 씨는 운영하는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3년 전부터 부업으로 배달 일을 시작했다고 한다. 지인들은 박 씨가 2018년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사업을 물려받았다고도 전했다. 어머니, 여동생과 함께 살며 가장 역할을 한 박 씨는 사고 당일에도 사무실에서 일하다가 퇴근한 뒤 저녁 배달 일을 위해 이동하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박 씨가) 사업을 살리기 위해 회사를 돌보면서 밤에는 닥치는 대로 배달 일을 했다”며 “걱정될 만큼 열심히 살던 동생에게 어떻게 이런 날벼락 같은 사고가 닥쳤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며 고개를 떨궜다.
앞서 소방당국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싱크홀에 매몰됐던 박 씨가 오전 11시 22분쯤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고 밝혔다. 사고 발생 17시간 만이다. 박 씨는 싱크홀 중심에서 50m 떨어진 지점에 있었다. 추락 직전 복장 그대로 헬멧과 바이크 장화를 착용한 상태였다고 소방당국은 전했다.
고인의 발인은 28일이다.
곽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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