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4일 오전 화재가 난 부산 기장군의 고급 리조트 로비동이 불에 타고 있다. 이승륜 기자
지난 2월 14일 오전 화재가 난 부산 기장군의 고급 리조트 로비동이 불에 타고 있다. 이승륜 기자

소방본부 건물서 숨진 채 발견…극단적 선택 추정
리조트 인허가 관여…참고인 신분으로 조사
책상 위 메모엔 ‘관련 업무 정리’…자책 표현 없어
경찰, 범죄 연관성 없어…심리적 압박 추정


부산=이승륜 기자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리조트 공사 현장 화재와 관련해 경찰 수사를 받던 소방 공무원이 숨진 채 발견됐다.

26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쯤 부산 연제구 부산소방본부 건물에서 근무 중이던 소방관 A(50대) 씨가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발견 장소는 A 씨의 사무실이 아닌 별도의 건물 내였으며,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A 씨는 지난 1월 기장소방서에서 부산소방본부로 전출된 인물로, 반얀트리 리조트의 소방 관련 인허가 및 감리 업무에 일부 관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화재와 관련해 부산경찰청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참고인 신분으로 한 차례 소환 조사를 받은 바 있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A 씨는 피의자 신분은 아니었으며, 3월 중순 참고인 조사를 한 차례 받은 뒤 추가 출석 요구는 없었다"며 "조사는 변호인 입회하에 이뤄졌고, 적법 절차에 따라 진행됐다"고 밝혔다.

A 씨의 책상 위에서는 A4 용지 여러 장 분량의 메모가 발견됐다. 경찰은 해당 메모에 인허가 절차와 관련한 업무적 내용이 정리돼 있었으며, 개인적 심경이나 자책, 후회 등의 표현은 없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유가족을 상대로 추가 확인 절차를 이어갈 예정이다. 기장경찰서 관계자는 "사망 경위를 확인한 결과 범죄 관련성은 없으며, 심리적 압박에 따른 극단적 선택으로 판단된다"며 "유가족 또한 이에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은 지난달 18일 기장소방서를 압수수색하고, 반얀트리 리조트의 인허가 및 공사 과정에서의 법적 문제를 수사해왔다. 해당 리조트는 준공 허가를 받고 영업이 가능한 상태였지만, 화재 당시 내·외부 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인허가 과정 전반에 대한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다.

화재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 핵심 관계자는 "수사 중인 내용이 방대한 만큼 마무리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다면 자살 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588-9191,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승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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