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경북지역 18명 사망
영덕 실버타운 대피 차량 폭발
영양선 산불방향으로 가다 희생
사망자 대부분 60대 이상 고령
수색 결과따라 피해자 더 늘듯
의성=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
22일 발생한 경북 의성군 산불이 강풍에 화력을 키우며 북동진, 급속히 확산하면서 미처 대피하지 못한 주민들이 처참하게 숨진 채 발견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들은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산불에서 뿜어져 나오는 연기와 화염에 휩싸여 도로, 마당, 차 안 등에서 참변을 당했다.
26일 경찰과 산림당국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부터 이날 오전 9시 현재 의성 산불 확산지역인 영양군, 청송군, 영덕군, 안동시에서 총 18명이 숨졌다. 영덕군 7명, 영양군 6명, 청송군 3명, 안동시 2명이 사망했다. 사망자는 대부분 고령층이고 홀로 사는 어르신도 포함됐다. 또 중상 2명, 경상 8명 등 부상자 10명도 발생했다. 당국은 이들이 급격히 확산하는 산불을 미처 피하지 못했거나 대피하는 과정에서 차량 사고 등으로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다.

영덕군에선 전날 오후 9시쯤 영덕읍 매정리 실버타운 직원과 입소자가 차를 타고 대피하던 중 화염으로 차가 폭발했다. 당시 차량에는 직원 2명과 거동이 불편한 입소자 4명이 타고 있었으며 이 가운데 입소자 3명이 숨졌다. 또 영덕읍 매정리에서 80대 부부가 집 앞 내리막길에서 불에 타 숨졌고, 축산면에선 1명이 매몰돼 사망한 채 발견됐다.
영양군 석보면 화매리 한 주택에서도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추정되는 60대 여성 시신 1구가 발견됐다. 또 석보면에서는 이장 내외가 처남댁을 구해 차에 태우고 가다가 변을 당했다. 50∼60대인 삼의리 이장 내외는 60대인 처남댁을 차에 태우고 대피소 방향이 아닌 불길이 치솟는 삼의리로 다시 향했다가 화마에 휩싸였다.
청송군에서는 전날 오후 6시쯤 파천면 송강2리에서 8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군은 이 여성이 산불 상황에서 대피하지 못하고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진보면 시량리에서는 전날 오후 70대 남성이 자신의 주택에서 숨졌다. 이 남성은 긴급 대피를 위해 집을 찾아온 마을 이장에게 발견됐다. 청송군 관계자는 “산불이 직간접적인 원인이 돼 사망했거나 실종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오후 7시쯤 청송읍 한 도로 외곽에서는 60대 여성이 소사한 상태로 행인에게 발견됐다. 경찰은 이 여성이 산불 대피 명령에 따라 자가용을 이용해 대피하던 중 산불에 휩싸여 숨진 것으로 추정했다. 청송군에서는 가족과 함께 트럭을 타고 대피하던 70대 여성이 교통사고로 갈비뼈 골절 등 중상을 입고 이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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