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호권(오른쪽 두 번째) 서울 영등포구청장이 지난 17일 진행된 관내 청년과의 대화 ‘원테이블 투어’에서 청년들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영등포구청 제공
최호권(오른쪽 두 번째) 서울 영등포구청장이 지난 17일 진행된 관내 청년과의 대화 ‘원테이블 투어’에서 청년들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영등포구청 제공


■ 서울인사이드 - 18개동 ‘원테이블 투어’

“재테크·결혼·이직 관심 있어요”
2030들 닉네임 명찰 달고 의견
‘동네형님’ 구청장도 귀 기울여

신설 청년정책과 ‘맞춤형 사업’
취업·예비군 수송버스 등 지원


‘영등포구는 청년의 오늘을 응원해.’

서울 영등포구청이 발행하는 ‘영등포 소식’지 2025년 3월호 표지에 쓰여있는 문구다. 이는 ‘희망·행복·미래도시’를 구정 슬로건으로 내걸고 있는 구의 정책 방향과도 궤를 같이한다. 영등포구는 올해 1월 1일 자로 조직개편을 하면서 ‘청년정책과’를 신설할 만큼 청년에게 ‘진심’이다.

소식지 3월호의 2∼3면은 ‘청년 영등포’라는 머리띠(면 타이틀)하에, 19∼39세 청년을 위한 영등포구의 다양한 정책이 소개돼 있다. 여기에는 네 가지 카테고리로 △청년 취업 국가기술자격증 취득반 운영 등 ‘취업·교육’ 6가지 △영등포 청년 성장학교 등 ‘경제·재테크’ 5가지 △영등포구 1인가구 지원센터 운영 등 ‘1인 가구 지원’ 6가지 △예비군 수송버스 무료 지원 등 ‘주거·건강’ 6가지가 포함돼 있다. 이 중 올해부터 추진되는 신규 정책만도 전체 6가지이고, 이와 별도로 △2030소셜만남, 영만추(young한 만남 추구) 운영(신규) △결혼한 청년을 위한 지원 △오프라인 청년공간, 서울청년센터 영등포 △온라인 정보 보물창고, ‘영등포청년’ 네이버카페 등은 덤이다.

지난해 말 기준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인구통계에 따르면, 영등포구는 전체 37만3773명 중 19∼39세의 청년 인구수가 13만634명으로 34.95%에 이른다. 구는 이러한 청년층 증가세에 따라 지난해부터 ‘청년정책 공감 토크쇼’를 시작으로 청년들과의 소통을 확대해왔으며, 올해는 ‘원테이블 투어’ 행사를 통해 청년들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원테이블 투어는 구가 지역별 청년들의 고민과 현안 등 목소리를 듣고, 영등포 청년정책 안내 및 소통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진행하고 있으며, 1분기 추진 후에 연장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우리 구는 서울시 25개 구청 중 청년 인구 비율이 2위입니다. 또 영등포 인구 3분의 1이 청년이고요. 그만큼 ‘젊은 구’라는 뜻이지요. 여러분 한 명 한 명의 소중한 의견이 정책당국에 전달돼 전체 청년정책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지난 17일 오후 7시 30분 시작된 ‘원테이블 투어’ 행사에 ‘동네 형님’ 명찰을 달고 참석한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은 이같이 말문을 열었다. 이날 행사는 영등포구가 야심 차게 1∼3월 18개 동 전체를 대상으로 동별로 추진하고 있는 ‘원테이블 투어’ 16번째 차례로 신길5동 청년들과 만나는 자리였다. 행사는 관내 영복교회 내 카페에서 19∼39세 청년 9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저마다 닉네임표를 달고 참석한 청년들은 서울 토박이에서부터 전입 5∼10년 차 등으로 직업 또한 재수생부터 취업준비생, 직장인까지 다양했다. ‘영등포구에 살면서 어떤 감정인지’에 대해 청년들은 “편의시설이 잘 돼 있어 좋다” “타지에 있다가 직장이 가까워 오게 됐는데, 좋다” “굉장히 만족하고 있다” 등 긍정 반응을 쏟아냈다.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각자 ‘영등포구 청년의 올해 관심사 쓰고 소개하기’. 닉네임 ‘얀이’는 재테크, 결혼, 고양이를 적었다. 부수입이 있었으면 좋겠고, 애완동물 키우기도 관심사라고 했다. ‘신길동 주민’은 돈, 자격증, 부업을 적는 등 이들의 공통 관심사는 재테크(부업), 결혼(연애), 취미, 이직이 주를 이뤘다. 이들은 또 청년들의 (미래에 대한) 불안 해소와 창업 등에도 관심을 기울여줄 것을 주문했다.

구는 ‘원테이블 투어’에서 나온 청년들의 의견을 토대로 청년정책과에서 직접 사업을 추진하거나, 관련 부서와 협력해 실행 가능한 정책은 즉시 검토하고, 많은 예산이 수반되는 사업은 예산을 편성해 추후 추진하는 방식으로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그간 청년들의 건의를 바탕으로 정책에 반영된 사례만도 △예비군 훈련장 무료 수송버스 운영 △재무 아카데미 운영 △온라인 취업 아카데미·미취업 청년 국가자격시험 응시료 지원 △청년 건강 및 안전 지원 △청년 정보 통합 플랫폼 ‘영등포 청년 네이버 카페’ 운영 △청년 동아리 지원 사업 등 다양하다.

이날 참가자들은 △정장대여 서비스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 △영등포 청년 네이버 카페에서의 지역별·카테고리별 소통기회 마련 등을 새롭게 건의했다.

최 구청장은 “청년들이 기대와 불안을 함께 안고 살아가는 이 시기에, 청년들의 용기와 노력이 반드시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 확신한다”면서 “앞으로도 청년들의 의견을 반영한 맞춤형 정책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청년들이 미래를 설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행사 후 청년들은 최 구청장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면서 ‘영등포 청년 파이팅!’을 외치며 밝게 웃었다.

김윤림 기자 bestman@munhwa.com
김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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