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의 김건우. SSG 제공
SSG의 김건우. SSG 제공


인천 = 정세영 기자

개막 초반 SSG의 불펜진이 예사롭지 않다. SSG는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풍부한 투수진을 적소에 배치하고 적시에 투입한 계투작전이 빛을 발휘하고 있다. 그리고 이번엔 ‘1+1 전략’이 적중했다.

SSG는 27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쏠(SOL) 뱅크 KBO리그 롯데와의 홈경기에서 5-2로 이겼다.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승리를 챙긴 SSG는 시즌 4승째(1패)를 챙겼다.

승리의 일등 공신은 선발 박종훈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좌완 김건우였다. 김건우는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정동윤, 송영진 등과 5선발 경쟁을 펼쳤다. 올해 시범경기에선 2경기에 나서 7이닝 1실점으로 5선발 후보 중 가장 빼어난 성적을 남겼다. 그러나 이 감독은 김건우에게 5선발이 아닌 선발 투수 바로 다음에 붙는 ‘+1 카드’를 맡겼다. 미치 화이트의 부상 이탈 등 선발 자리에 비어 있는 상황에서, 구위를 확인한 김건우가 +1 카드로 더 안성맞춤일 것이라는 판단 때문.

SSG의 김건우. SSG 제공
SSG의 김건우. SSG 제공
그런데 김건우는 시즌 첫 등판에선 부진했다. 22일 인천 두산전에서 4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김건우는 사사구 2개를 내주며 1실점하며 흔들렸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선발 박종훈이 3.2이닝 동안 사사구 6개를 내주며 흔들렸고, 이 감독은 박종훈에 이어 곧바로 김건우 카드를 꺼냈다.

김건우는 이 감독의 기대에 100% 부응했다. 4회 첫 타자 윤동희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이후 4.1이닝을 무안타로 롯데 타선을 꽁꽁 묶었다. 특히 최고 시속 148㎞까지 찍힌 묵직한 직구(47개)에 체인지업(16개), 슬라이더(2개) 등을 골고루 섞어 던지며 7개의 삼진을 뺏어냈다. 이 감독은 경기 뒤 "김건우의 개인 통산 첫 승리를 축하한다. 믿음에 보답하는 호투였다. 초반에 좀 흔들렸지만 피안타 없이 7개 삼진을 잡아내는 완벽한 투구였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시즌 초반 SSG의 불펜진은 견고하게 돌아간다. 강점인 불펜으로 약점인 선발을 보완하는 형태로 마운드를 운용해 상대가 반격할 틈조차 허용하지 않고 있다. 26일까지 팀 불펜진의 평균자책점은 0.55. 마무리 조병현과 지난해 최고령 홀드왕 노경은이 건재하고, 비시즌 트레이드로 영입한 김민이 ‘환상의 필승조’를 구축했다. 여기에 지난해보다 한층 성장한 이로운과 한두솔까지 가세하며 불펜 뎁스는 더욱 두터워졌다는 평가다.

SSG의 선수들과 김건우. SSG 제공
SSG의 선수들과 김건우. SSG 제공
이날 생애 첫 승리를 챙긴 김건우는 경기 뒤 동료들의 물세례까지 받았다. 김건우는 "첫 승이 아직 믿기지 않고, 제가 5년 동안 프로 생활하면서 승이 없었지만, 마운드 올라갔을 때는 전혀 그런 생각이 안 들었다. 팀이 어떻게든 승리할 수 있게 이끌고 싶었다. 절대 분위기를 안 넘기겠다는 생각으로 던졌고, 좋은 투구가 나왔던 것 같다"고 환하게 웃었다.

5선발이 아닌 불펜에서 뛰는 것은 두고 "전혀 아쉬움은 없다. 나는 중간에서 분위기 안 뺏기게 잘하는 선수가 되겠다"면서 "중간으로 계속 나가면 팀의 리드를 안 내주는 선수가 되겠다. 승리보다는 100이닝, 풀타임 투수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정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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