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26일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준공식을 개최한 가운데, 직원들이 HMGMA에서 현대차의 준중형 전기 SUV인 ‘아이오닉 5’를 생산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이 26일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준공식을 개최한 가운데, 직원들이 HMGMA에서 현대차의 준중형 전기 SUV인 ‘아이오닉 5’를 생산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 자동차 관세 내달 3일부터 25% 부과

현대기아 미국 현지생산 늘려도
영업이익 8조원 줄어들 전망
한국GM은 41만대가 직격탄

엔진·변속기 등 690개 중기 비상
정부대책 촉구… 4월 위기설도




미국발(發) ‘관세 전쟁’ 전선이 철강과 알루미늄에 이어 자동차 분야로 확대됨에 따라 국내 완성차 업계가 직격탄을 맞게 됐다. 지난해 미국 자동차 수출 비중을 51.5%(대수 기준)까지 높이며 대미 수출 1위에 오른 상황에서 올해 미국 관세 영향을 받을 수출 물량이 110여 만 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돼 파장이 클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2일 비관세 장벽을 트집 잡아 상호관세를 발표할 방침이고, 5월 3일 이전에는 자동차 부품에도 관세가 매겨질 예정이어서 뿌리 산업이자 중소·중견업체가 대다수인 부품 업계가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7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는 412만8242대의 차가 생산돼, 278만2612대가 해외로 나갔다. 이 중 미국 수출 물량은 절반 이상인 143만2713대에 달했다. 기업별로 보면 현대자동차는 전체 수출 물량의 54%인 63만6535대, 기아는 38%인 37만7396대를 미국으로 보냈다. 합산 101만 대 수준이다. 지난해 현대차·기아는 미국에서 170만8293대의 차량을 판매했는데, 미국 신공장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포함해 현지 생산능력을 100만 대(최대 120만 대 목표)로 끌어올려 한국산 수출 물량을 줄인다고 가정해도 지난해 판매량 기준 약 70만 대는 관세 영향에 놓일 전망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미국이 한국과 멕시코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면 현대차·기아의 합산 영업이익이 2024년 대비 8조 원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홍세진 나이스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수석연구원은 “HMGMA를 활용한 관세 부담 완화가 일부 가능하나, 현재 약 100만 대인 국내 수출물량을 감당하기에는 부족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26일 준공식을 개최한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의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전경.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이 26일 준공식을 개최한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의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전경. 현대차그룹 제공


한국GM은 지난해 총 수출물량의 89%인 41만8782대를 미국에 쏟아냈다. 미국 의존도가 워낙 높다 보니 한국GM은 ‘철수설’ 등 위기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GM 부평공장이 다음 달부터 생산가동조정(TPS·Temporary Shut Down)에 들어가고 생산 물량을 6만 대 축소할 것이란 ‘공장 가동 중단설’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GM 측은 관련 소문은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대기업인 완성차 업체와는 달리 미국 관세 폭탄에 대응할 여력이 없는 자동차 부품 업계는 더 큰 위기에 직면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자동차 부품 업계는 총 691개로 전년(729개) 대비 5.2% 감소했다. 기업규모를 보면 대규모 기업집단은 32개뿐이었고 중견기업(267개)과 중소기업(392개)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자동차산업협동조합 관계자는 “예상은 했지만 발표 시기가 갑작스럽게 당겨진 데다 아직은 적용 범위가 두루뭉술해 현장이 비상에 걸렸다”며 “당장 오는 31일 비상 긴급회의를 열어 정확한 상황 파악과 함께 관세 부과 시 과연 어디까지 감당 가능할지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근홍·최지영·최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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