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위성에서 바라본 열 감지 사진을 보면 산불이 발생한 경북·경남 지역이 붉게 표시돼 있다.  그래픽=송재우 기자,  줌어스(Zoom Earth) 캡처
26일 위성에서 바라본 열 감지 사진을 보면 산불이 발생한 경북·경남 지역이 붉게 표시돼 있다. 그래픽=송재우 기자, 줌어스(Zoom Earth) 캡처


■ 산림당국 ‘주불 진화’ 총력전

의성 54%·안동 52%·청송 77%
연무 탓에 헬기 멈춰 산불 확산
산림당국 “헬기 80대 순차 투입”

사망·시설물 피해 등 역대 최악




의성=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

경북 의성 등 영남 지역 산불이 27일로 발생 7일째를 맞은 가운데 산림 당국이 약한 비를 등에 업고 진화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비에 힘입어 ‘괴물 산불’의 확산세가 다소 주춤해지느냐, 여전히 건조하고 바람이 부는 만큼 전국으로 더 번져나가느냐의 갈림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당국은 주불 진화를 위해 전력을 다하면서 산불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다. 이날 안동시는 “시내방향으로 산불이 확산 중”이라며 주민 대피령을 내렸다. 서산영덕고속도로 청송휴게소 양방향 건물도 불에 탔다.

◇의성 산불 진화 공중·지상전 총력 = 산림 당국은 영덕 등 동해안까지 확산한 의성 산불 진화를 위해 이날 일출과 동시에 의성, 안동, 영양, 청송, 영덕의 각 산불 현장에서 지상 진화 작전에 돌입했다. 진화 인력 5801명, 진화 차량 661대 등 가용 가능한 진화자원을 총동원해 지상 진화에 나섰다. 특히 진화율 10%와 18%로 극히 저조한 영덕과 영양에 집중해 진화 작전에 돌입했다. 이들 지역의 잔여 화선은 각각 91㎞, 79㎞다. 이들 지역은 전날 하루 종일 낀 연무와 의성 헬기 추락 사고로 한때 헬기 진화가 전면 중단, 진화가 제때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산불이 확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성은 진화율 54%, 안동은 52%, 청송은 77%다. 산림 당국은 인공위성, 열화상 드론, 해양경찰청 고정익 항공기 등을 이용해 수집한 영상정보로 이같이 분석했다고 밝혔다.

다만 산림청 15대, 지방자치단체 18대, 군 32대 등 총 80대의 산불 진화 헬기는 순차적으로 투입할 계획이다. 이날 오전 영덕 해안가를 제외한 의성, 영양, 안동, 청송 일대에 짙은 연무가 끼어 헬기를 투입하기엔 시정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임상섭 산림청장은 “오후에 연무가 걷히면 헬기를 집중적으로 투입할 예정”이라며 “적극적인 진화활동으로 진화율을 높이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산림 당국은 세계문화유산인 안동 하회마을, 병산서원 등 주요 문화유산 주변에 고성능 산불 진화차를 활용해 산불확산 지연제인 ‘리타던트’를 살포하고 소방자원 등을 집중 배치해 보호 조치 중이다.

◇의성 산불, 단일 산불 최악 기록 = 이날 오전 9시 기준 의성 산불로 영덕 8명, 영양 6명, 안동 4명, 청송 3명 등 2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추락 헬기 조종사 1명을 합치면 22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러한 인명피해는 단일 산불로는 초유의 사태다. 주택 2448채, 창고 50개, 기타 72개 등 총 2572개의 시설물 피해도 발생했다. 대피 인원은 1만5000여 명이다.

산불영향구역도 의성 1만2685㏊, 영덕 7819㏊, 청송 5000㏊, 안동 4500㏊, 영양 3200㏊ 등 총 3만3204㏊다. 통상 산불영향구역의 약 70%가 진화 후 실제 조사에서 피해면적으로 나타난다. 산불 확산으로 산불영향구역이 확대되는 가운데 이를 기준으로 하면 이미 2만3242㏊가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됐다. 이 또한 단일 산불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역대 최대였던 2022년 3월 울진·삼척 산불(1만6302㏊)을 뛰어넘는다. 당시엔 산불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었고 이재민은 335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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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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