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10시 29분 “경북 안동 산불이 시내 방면으로 확산 중”이라는 재난 문자가 발송된 가운데 이날 오전 안동하회마을에서 밤샘비상대기 근무를 한 소방대원들이 아침 식사 후 휴식을 취하며 물을 마시고 있다. 박윤슬 기자
27일 오전 10시 29분 “경북 안동 산불이 시내 방면으로 확산 중”이라는 재난 문자가 발송된 가운데 이날 오전 안동하회마을에서 밤샘비상대기 근무를 한 소방대원들이 아침 식사 후 휴식을 취하며 물을 마시고 있다. 박윤슬 기자


산불 진화장비 등 열악

노수빈 기자 knowsbean99@munhwa.com, 의성=박천학 기자

27일 7일째 이어지고 있는 영남 지역 산불이 장기화하는 배경으로 산불 진압 핵심 장비인 헬기 ‘인프라 부족’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산불이 대형화·일상화되는 상황에서 산불 진화 헬기가 초기 진압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대형 헬기도, 정비인력도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산림청에 따르면 한꺼번에 많은 양의 물을 뿌릴 수 있는 대형 헬기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림청이 보유한 헬기 중 담수 용량 8000ℓ 이상 대형 헬기는 7대뿐이다. 32대는 5000ℓ 미만 중형, 11대는 1000ℓ 미만 소형이다. 이마저도 정비와 수리 등을 이유로 35대만 현장에 투입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러시아산 헬기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부품 수급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권보헌 극동대 항공안전관리학과 교수는 “고성능 헬기를 도입하고 조종사들이 계기판만 보고 비행할 수 있도록 야간 진화 시스템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산불 진화 헬기는 일출부터 일몰까지 쉴 새 없이 운행 중이다. 산불 진화 헬기는 2시간 30분 정도 진화에 투입되고 연료 보강, 휴식 등을 취한 뒤 30분 후 다시 이륙을 반복하며 하루 4차례 정도 산불 지역에 투입된다. 헬기는 산불 면적과 방향을 결정하는 ‘불 머리’에 직접 물을 투하할 수 있는 기동력과 진화 속도를 지니고 있다. 주불을 잡으면 잔불 정리는 지상 진화 몫으로 넘어간다. 지난해 총 279건의 산불 중 79%인 221건이 헬기로 진화됐다. 국내 산불 진화 헬기는 169대로, 산림청이 50대, 소방청이 32대, 지방자치단체가 87대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산림청에 소속된 헬기 정비사는 78명에 불과하다. 헬기 1대당 정비인력은 1.56명인 셈이다. 자체 헬기를 운영하는 경찰청(3.5명), 소방청(3.3명)과 비교해 절반 수준이다. 김광현 신라대 항공정비학과 교수는 “기계 결함을 정비하고 연료를 보급하는 정비사가 부족하면 진화 작업이 더뎌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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