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소속 공중진화대와 산불재난특수진화대가 26∼27일 경남 산청군 시천면 동당리에서 민가와 지리산국립공원을 지키기 위해 급경사지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야간에 불길을 잡고 있다. 산림청 함양산림항공관리소 박상준대원 제공
산림청 소속 공중진화대와 산불재난특수진화대가 26∼27일 경남 산청군 시천면 동당리에서 민가와 지리산국립공원을 지키기 위해 급경사지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야간에 불길을 잡고 있다. 산림청 함양산림항공관리소 박상준대원 제공


군 특수부대 출신들이 주축
위험 지형이나 야간에 투입


산청=박영수 기자 buntle@munhwa.com

“날은 어두워지는데 산불이 강풍으로 마을 뒤까지 계속 내려와 얼마나 걱정했는지 몰라요. 그런데 산불 특수요원들이 투입되니까 활활 타며 마을 쪽으로 내려오던 빨간 ‘화선(火線)’이 몇 시간 만에 완전히 사라졌어요. 너무 감동받았습니다.”

26일 오후 경남 산청 산불 진화를 위해 파견된 산림청 공중진화대 텐트로 찾아온 시천면 신천리 이홍렬(70) 씨는 “잔불이 마을 뒷산에 다시 살아나 전문진화대라면 금방 끌 수 있을 것 같아 투입을 요청하러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실제 지난 25일 한국수력원자력 산청양수발전소 건너편 신천마을 뒷산은 산불이 시작된 지난 22일부터 7분 능선에 불이 붙어 계속 아래쪽으로 내려왔다. 헬기가 이날까지 100여 차례 넘게 물을 뿌렸으나 마을로의 확산을 막지 못했다. 이날 오후 강풍이 불기 시작하면서 중턱 아래 마을 200m 정도까지 화선이 내려오자 마을 주민들은 집에 물을 뿌려 달라고 요청하는 등 발을 동동 굴렀다.

산불통제본부는 이날 오후 10시 30분쯤 산림청 공중진화대와 산불재난특수진화대를 투입하기로 했다. 곧바로 두 진화대는 마을 뒤로 2㎞ 넘는 화선 양쪽에 배치돼 고압 호스를 이용해 불을 꺼 나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시간이 지나면서 양쪽에서 빨간 화선이 조금씩 지워지며 사라지더니 새벽 4시쯤 완전히 사라졌다. 그제야 주민들은 안도의 숨을 쉬며 대피소에서 눈을 붙일 수 있었다.

산림청의 산불진화 조직은 공무원으로 구성된 공중진화대와 공무직인 산불재난특수진화대로 나뉜다. 공중진화대는 통상 헬기와 함께 움직이며 헬기 레펠 등으로 현장에 투입돼 산불진화, 산악구조, 산림방제, 화물운반 등의 업무를 한다. 1997년 군 특수부대 정예요원 출신 중심으로 창설됐으며 전국에 104명이 있다.

산불재난특수진화대는 산불 진화에 특화된 조직으로 400명가량이 있다. 두 조직은 산불 발생 시 일반 산불진화대가 투입되기 어려운 곳으로 야간에 팀을 구성해 고성능 산불진화 차량에 장착된 고압 호스(최대 2㎞)를 끌고 들어가 불길을 잡아간다. 이들이 주로 야간에 투입되는 이유는 야간에 습도와 기압이 낮아 불길이 잦아지고 주간에 찾기 어려운 불도 잘 보이기 때문이다. 공중진화대원 사이에는 ‘불은 야간에 잡는 것’이라는 통설이 있다. 김훈 공중진화대원은 “위험한 지형에 투입돼 진화작업을 벌여 힘들고 어려울 때가 있지만 팀을 믿고 사명감으로 진화작업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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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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