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 학생회 투쟁방식 설문서
학생 66% “등록 후 휴학 찬성”
타의대 학생들에 영향 미칠 듯
정부 “출석해야 복귀” 입장불변
의대협 “미등록휴학 유지” 강경
연세대·고려대 등 미복귀 의대생들에 대한 제적이 초읽기에 들어가자 의대생들이 복귀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일부 대학에선 휴학 방식을 ‘미등록 휴학’에서 ‘등록 후 휴학’으로 전환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학 당국은 ‘등록 후 휴학’을 투쟁을 이어가기 위한 ‘꼼수’로 판단하고, 휴학은 더 이상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복귀한 의대생들이 수업을 정상적으로 들어야만 ‘복귀’로 인정하겠다는 방침인데, 교육계도 정부 입장과 보폭을 맞추고 있다. 결국 다음 달 의대 수업 정상화 여부에 따라 2026학년도 의대 모집 인원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교육계에 따르면 연세대·고려대 의대생들은 대학당국에 각각 70∼80%가량 복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대 의대는 지난 21일까지 등록을 마치지 않거나 26일까지 복학 신청을 하지 않은 학생들에게 오는 28일 제적 통보서를 발송한다. 제적 통보는 문자와 e메일, 등기로 이뤄진다. 실질적인 제적 절차는 총장 승인 이후 진행된다. 연세대 의대도 28일 제적 처리할 방침이라 두 의대에서만 약 700∼800명에 달하는 제적생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5시 등록이 마감되는 서울대 의대 학생들은 ‘등록 후 휴학’하기로 입장을 정했다. 서울대 의대 학생회는 전날 투쟁 방식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66%가 ‘등록 후 휴학’을 찬성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전날 연세대 의대 학생 비상시국대응위원회도 휴학 방식을 ‘등록 후 휴학’으로 바꾸고 이를 공지했다. 서울대 의대생들의 결정은 다른 의대생 선택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서울대를 비롯, 이화여대·부산대·영남대 등 7개 의대가 등록 모집을 마감한다. 부산대는 이날 오후 6시까지 의대생을 대상으로 휴·복학과 수강 신청을 받는다. 이날까지 복학을 등록하지 않은 의대생에겐 오는 31일 제적 예정을 통보할 방침이다.
대규모 제적 사태가 현실화되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건 24·25학번 예과생들이다. 이들은 제적되면 재입학이 쉽지 않고 학사 편입으로 비의대생들로 충원되면 돌아올 자리가 사라질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의대생들이 1학기 등록을 마쳐도 수업 정상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서울대와 연세대 의대가 택한 ‘등록 후 휴학’은 제적만을 피하는 편법일 가능성이 크다. 교육계 관계자는 “대학 당국은 ‘등록 후 휴학’은 있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있으며, 더 이상 휴학은 안 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최근 개강한 의대 38곳에서 수업을 듣는 의대생은 약 500∼600명인데 이 중 25학번은 70∼80명가량이다. 4월부터 학사일정이 이뤄진다면 수업에 참여하는 인원수는 유의미하게 나와야 수업 정상화로 판단될 수 있다. 전날 서울대 의대는 복학 등록 학생들에게 31일부터 비대면수업이 시작된다면서 학사일정을 공지했다.
한편, 대한의대·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는 이날 “38개 의대는 ‘미등록 휴학’을 유지하고 있다”며 “연세대 의대는 독단적인 행동으로 자신의 안위를 위해 39개 의대를 저버렸다”고 반발했다.
권도경·김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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