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풍경

사진·글=곽성호 기자 tray92@munhwa.com

지난겨울은 어느 해보다 폭설이 많았던 한 해로 기억된다.
눈이 잦았던 것은 아니지만 한번 내리면 제법 많은 눈이 내린 경우가 많았다.
서울의 첫눈이 폭설로 기록되고 게다가 습설(濕雪)인 탓에 눈으로 인한 수목 피해도 많았다. 첫눈 내리기 바로 전까지도 온난한 기온이 계속돼 낙엽이 채 떨어지기 전, 매달린 잎들 위로 쌓인 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수십 년을 살아온 나무들의 가지가 찢어지고 쓰러졌다.
서울 여의도 샛강의 아름드리 버드나무도 첫눈의 무게로 굵은 가지들이 찢겨 나가고, 몇몇 나무는 쓰러지기까지 했다.
그렇지만 북풍한설(北風寒雪)에도 봄은 오는 법.
기어코 오고야 마는 법이다.
한겨울을 지나고 강가의 상한 버드나무에도 초록초록한 새싹이 나기 시작했다.
매번 느끼는 생명의 경이로움이다.
물론 몇 주 지나지 않아 이렇게 대견스럽게 여기던 이들을 보며 꽃가루 알레르기를 저주할지도 모르지만, 이 또한 숭고한 자연의 법칙이리라.

■ 촬영노트

첫눈과 마찬가지로 3월의 이례적인 폭설에 대해 기상학자들은 단순히 예외적인 기상현상이 아닌 전 지구적 기후위기의 징후라고 판단한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북극의 이상고온, 극(極)소용돌이의 붕괴, 그에 따라 제트기류가 약해져 냉기를 머금은 대기가 출렁거리다가 ‘북극한파’라는 이름으로 한반도를 덮친 영향이다.
곽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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