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봉(三峯) 정도전(鄭道傳·1342∼1398)은 당대 최신 사상으로 불리던 성리학을 적극 수용해 조선왕조 건국의 이념을 다졌다. ‘불씨잡변’과‘조선경국전’의 편찬은 조선왕조 500년의 사상적·제도적 토대를 마련한 대작업이었다. 그렇기에 정도전은 민본사상을 바탕으로 시대와 사회의 변화에 순응하는 개혁을 추구한, ‘개혁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삼봉학연구총서’ 시리즈의 제1권으로 ‘정도전 연구 입문’(주류성)이 출간됐다. 정도전의 글을 묶고 다듬은 삼봉연구원은 정도전의 학문과 사상 연구를 통해 그가 지향했던 민본정신을 되새겨 오늘날의 지침으로 삼고자 지난 2023년 창립됐다. 삼봉의 삶과 사상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심화 연구의 초석을 다지기 위한 첫걸음으로 ‘삼봉학연구총서’가 기획된 것이다. 연구원은 "삼봉 연구의 논저 목록 정리 작업을 시작으로 매해 학술 포럼과 시민 강좌를 개최하고 있으며 향후 ‘삼봉집’의 정본화 사업과 국역 정본화 사업 등 각종 연구 및 기념사업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책은 정도전 관련 연구를 분야별로 분류해 그동안 밝혀진 연구 성과를 다시 살피고 정도전의 사상을 개괄적으로 정리한 총설 성격의 입문서다. 총 4부 중 1부에서는 정도전 연구의 핵심인 ‘삼봉집’을 다뤘고 2부에서는 정도전의 혁명적 삶과 쟁점, 사상의 형성과 네트워크를 분석했다. 3부에서는 정도전이 제시한 군주론과 정치·경제·사회 구상 그리고 나아가 화이론(華夷論)과 중국 인식, 요동 정벌까지 검토한다. 제4부에서는 정도전의 유학 사상, 불교 인식, 문학관을 살핀다.
책은 곳곳에서 정도전 연구자들의 이견이 발생하는 지점도 정확히 짚으며 논쟁의 양상을 소개한다. 단순히 정도전의 사상을 역사서 속에 가둬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연구 방향을 모색하기 위함이다.
장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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