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 제주시 탑동 거리의 워싱턴야자수가 뽑혀 있다. 제주시는 안전문제 야기 등의 이유로 탑동 일대 워싱턴야자수 117그루를 다른 나무로 교체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오전 제주시 탑동 거리의 워싱턴야자수가 뽑혀 있다. 제주시는 안전문제 야기 등의 이유로 탑동 일대 워싱턴야자수 117그루를 다른 나무로 교체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주=박팔령 기자



남국의 정취를 연출하기 위해 1980년대 제주 곳곳에 가로수로 심어졌던 야자수가 퇴출 위기를 맞고 있다.

제주시는 제주시 탑동 이마트에서 제주항 임항로까지 1.2㎞ 구간에 심은 ‘워싱턴야자수’ 117그루를 뽑고, 이팝나무 등으로 교체하는 가로수 수종 갱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제주시는 2021년부터 제주시 내 야자수를 이팝나무와 수국, 먼나무 등 다른 나무로 대체하고 있다. 이 일대 야자수를 제거하는 작업은 4월 초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번 작업이 끝나면 제주시 내 20개 구간의 야자수 총 1325그루 중 절반쯤이 다른 나무로 대체된다.

제주에서 야자수는 1982년쯤부터 가로수로 식재됐다. 하지만 야자수가 생장 속도가 빠르고 다 자라면 아파트 3층 높이인 15∼27m에 달하면서 안전사고 우려를 낳고 있다.

탑동 야자수의 경우 가로수 화단이 노후화한 데다 화단에 비해 워싱턴야자수 키가 커 강풍에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태풍이 불 때면 야자수가 부러지거나 뽑혀 쓰러지고, 날카로운 가시가 달린 잎이나 꽃대가 떨어져 보행자 안전을 위협하는 사례가 종종 있어왔고, 키 큰 야자수가 전선과 접촉해 정전 사고를 일으키기도 한다.

제주시 관계자는 "현재 식재된 야자수는 태풍과 강풍 등으로 안전사고는 물론 매년 고가 사다리차를 동원해 가지치기해야 하는 등 도심 가로수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전문가 의견에 따라 수종을 교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말 기준 제주도 내 전체 가로수 12만2924그루 가운데 야자수는 3334그루로 약 2.7%에 머물고 있다.
박팔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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