習, 글로벌 CEO 20여명과 만나 美에 맞서 中 우군 만들기 행보 국내에선 李회장 유일하게 참석
베이징=박세희 특파원, 김성훈 기자
미국과 관세 전쟁 중인 시진핑(習近平·왼쪽 얼굴) 중국 국가주석이 28일 이재용(오른쪽)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 CEO들과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관세 때리기를 기회로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며 우군 만들기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22일부터 중국을 방문 중인 이 회장은 이날 시 주석과의 회동 자리에 국내 기업인 중 유일하게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北京)에서 이 회장을 포함해 독일 자동차 업체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의 CEO 등 20여 명과 만나 중국의 대외 개방 의지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시 주석은 또 중국의 올해 주요 경제 정책을 소개하면서 경기 부양에 대한 정부 의지를 표명하며 적극적인 투자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외국 기업의 중국 내 비즈니스 활동에 대한 지원 의사도 밝힌 것으로도 전해졌다. 시 주석은 지난해에도 중국발전포럼(CDF)에 참석했던 CEO들을 만났다.
시 주석이 글로벌 기업 CEO들과 회동한 것은 부동산 침체와 투자·소비심리 약화 속에 미국의 관세 폭탄이라는 외부 악재까지 겹치자 외국 기업들과의 관계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 트럼프 대통령발 관세로 미국과 동맹·우방국 간 사이가 벌어지는 틈을 타 중국 중심의 무역 체계를 구성하려는 포석도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 회장이 국내 기업인 중 유일한 참석자인 만큼 이번 시 주석과의 만남을 통해 글로벌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의 투자 협력 등 신사업 활로 개척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재계 안팎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