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 경북 영양군 석보면 일대에서 산림청 헬기가 물을 뿌리며 진화 작업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오전 경북 영양군 석보면 일대에서 산림청 헬기가 물을 뿌리며 진화 작업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 산불 8일째 중대기로

북동산지에 5㎜ 미만 비 예보
“오늘중 99% 주불 진화 목표”
당국, 헬기·인력투입 총력전

오후엔 ‘태풍급 강풍’ 예고도
동남진땐 포항·영천까지 위협


의성=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

역대 최악의 피해를 내고 있는 경북 의성 산불이 28일로 발생 7일째, 영남권 전체론 8일째를 맞은 가운데 산불 장기화를 끊어낼 수 있는 중대한 기로에 섰다. 전날부터 ‘찔끔’ 내린 비가 예상 밖 자연 진화 효과를 발휘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는 의성·안동·영양·청송·영덕 등 경북 북동부 지역 5개 시·군은 이날 중 ‘주불 진화’ ‘완전 진화’를 목표로 소방력을 총동원하고 있다. 이날도 약한 비가 예보됐다. 하지만 오후엔 ‘태풍급’ 강풍이 불 수 있고, 바람 방향은 동남진할 가능성이 커 포항과 영천까지 위협받을 처지에 놓였다. 이날 중 주불 진화에 실패하면 역대 최장 기간, 최대 이재민과 피해액도 낳는 산불로 기록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산림 당국에 따르면 지난 22일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은 그동안 초속 20m가 넘는 강한 남서풍을 타고 북동진했다. 이로 인해 동해안 영덕까지 78㎞를 4일 만에 도달하며 화력을 넓혔다. 그러나 약하게 내린 비가 반전을 가져왔다. 전날 오후부터 이날 오전 3시까지 의성과 영덕 1.6㎜, 청송과 영양 1.5㎜, 안동 0.2㎜의 비가 내렸다. 산림 당국의 밤샘 진화와 비로 인해 이날 오전 6시 기준 평균 진화율은 85%로 전날 오후 6시 63%에 비하면 22%포인트나 올랐다. 진화율은 의성 95%, 청송 89%, 안동 85%, 영양 76%, 영덕 65%다. 특히 안동은 전날 오후 6시 기준 63%에서 이날 오전 6시 85%까지 상승했다.



산림 당국에 따르면 경북의 산불영향구역은 의성 1만2821㏊, 청송 9320㏊, 안동 9896㏊, 영양 5070㏊, 영덕 8050㏊ 등 총 4만5157㏊다. 전날 오후 5시 기준 총 산불영향구역 3만5697㏊보다 9460㏊나 증가했다. 주택은 2221채가 피해를 봤다.

이날 북동산지에 오후 6시까지 5㎜ 미만의 비가 예보됐다. 양은 절대적으로 부족하지만 역시 진화에는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안동시와 청송군, 영덕군은 완전 진화, 의성군과 영양군은 주불 진화가 목표다. 김주수 의성군수는 “오전부터 바람이 불면서 관내 5개 지역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지만 오늘 중 99% 주불 진화를 목표로 진화 중”이라고 말했다. 임상섭 산림청장은 “지난밤 내린 비로 연무가 적어져 시야 확보가 유리하고, 기온이 다른 날에 비해 낮아 산불 진화에 유리한 상황이어서 진화 헬기와 인력을 투입해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산불 진화 헬기 86대와 진화 인력 5500여 명 등이 투입됐다.

하지만 오후 기압대가 바뀌어 바람 방향이 5개 시·군과 함께 포항과 영천으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포항시와 영천시는 주민 대피소를 마련하고 진화 행정력까지 동원하는 등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한편 국내에서 최장 기간 이어진 산불은 2022년 3월 울진·삼척 산불(10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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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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