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성 담당 ‘경북119특수대응단’
헬기추락 현장 등 인명구조 투입
“고되지만 더 많은 주민들 살려야”
의성=김린아 기자 linaya@munhwa.com
“버스에서 쪽잠 자가며 24시간 현장 대기하고 있지만, 구조에 만전을 기한 덕에 우리 팀에서만 주민 60여 명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28일 오전 경북 의성군 의성읍 소방 자원 집결지. 경북119특수대응단 3팀 대원들(사진)은 “7일간 누적된 피로와 싸우고 있다”면서도 이렇게 말했다. 119특수대응단은 고립 인원 구조의 최전선에서 뛰고 있는 이들로, 특히 소방관도 빠져나오기 어려운 곳에 투입된다. 경북119특수대응단은 지난 22일부터 의성·영덕·안동 지역에 특수구조대원 69명 전원을 투입했다.
경북119특수대응단 3팀은 경북 화재 발생지인 의성 지역을 담당하고 있다. 24시간 현장 대기는 기본으로, 하루에도 수차례 구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강대현(33) 대원은 “지난 25일에는 오후 3시 입암리 고립 대원 구조를 시작으로 단촌면 고운사 고립 소방관, 일직면·옥산면 민가 주민 구조 작업을 이어갔다”며 “8시간 동안 구한 인원이 58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고운사는 불길이 유독 세고 통신도 원활하지 못해 소방관들을 찾기 어려웠는데, 화마를 뚫고 들어간 끝에 가장 안쪽인 대웅전 앞에서 소방관들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황시철(36) 대원은 “불이 워낙 커서 보호장구를 뚫고 뜨거운 열기가 들어오더라”며 “작업이 끝나고 보니 뒤통수 머리카락 일부가 타고 귀도 벌겋게 열 올라 있었다”고 말했다.
일직면 민가 주민 구조 작업 등에서 ‘전원 안전 구조’ 성과를 내기도 했다. 황기하(43) 대원은 “이날 소방관들을 이송하고 있었는데 인근 마을인 일직면 소호리·망호리 인근으로 불길이 빠르게 번졌고 일부 주민들이 거리에서 서성이고 있었다”며 “2시간에 걸쳐 가가호호 찾아다닌 끝에 놓치는 주민 한 명 없이 전원 대피시켰다”고 말했다. 다음 날 26일에는 헬기 추락 사고 수색 작업에 투입되기도 했다.
이들은 체력의 한계를 호소하면서도 임무 완수에 대한 의지를 전했다. 이윤호(35) 대원은 “생사를 함께하는 대원들이 가족만큼 끈끈하다”며 “우리의 팀워크로 더욱 많은 주민과 동료들을 살리고 싶다”고 전했다. 김남석(48) 팀장은 “숙소도 없이 현장 대기에 인명 구조를 담당하고 있어 무척 고되지만 주민이나 동료 소방관들이 ‘덕분에 살 수 있었다’며 고마움을 전할 때면 뭉클함을 느낀다”며 “화재가 진압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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