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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문10답 - LMO 먹거리 논란

GMO와 혼용, 같은뜻으로 쓰여
DNA 이중나선 구조가 연구발판
DAN가위 발견 통해 비약 발전

24개 작물·246개 품종 상업화
장기섭취시 부작용 아직 미지수
돌연변이 등 생태계 교란 우려도

2001년 카르타헤나 의정서 채택
수입국이 위해성 평가한후 승인
감자, 농진청 승인… 식약처 남아


정부가 “미국 측 수입 요청이 없었다”고 밝혔던 미국산 ‘번식 가능한 유전자변형농산물’(Living Modified Organism·LMO) 감자에 대해 지난 2월 ‘수입 적합 판정’이 내려진 것으로 전해지면서 LMO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이번 판정은 식용 LMO 감자에 대한 환경 위해성 심사 결과로, 마지막 절차인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인체 안전성 평가 관문을 통과하면 우리나라에도 LMO 감자가 들어오게 된다. 우리나라에는 이미 LMO 콩·옥수수·면화·카놀라(유채)·알팔파·사탕무가 들어오고 있고 지난해만 식품용·농업용 LMO 수입 물량이 1000만t을 웃돌고 있지만 여전히 위해성·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크고 농민단체도 크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1. LMO란

인위적으로 유전자(DNA)를 재조합하거나 유전자를 구성하는 핵산을 세포 또는 세포 내 소기관으로 직접 주입하는 등 현대생명공학기술을 이용해 새롭게 조합된 유전물질을 포함하고 있는 동물·식물·미생물 등 생물체를 의미한다. 보통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와 혼용돼 같은 의미로 쓰인다. 실제로 유럽 등 많은 국가에서는 GMO라는 용어를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다만 GMO는 두유·두부처럼 생식·번식이 가능하지 않은 것까지 포함하는 포괄적 의미인 반면 LMO는 ‘살아있음’을 강조하며 생식·번식이 가능한 부분만을 뜻한다는 점에서 한정적이다. 옥수수를 예로 들어 구분해보자면 옥수수는 LMO, LMO 옥수수를 가공한 옥수수 가루나 옥수수 통조림은 GMO라 할 수 있다.

2. LMO의 첫 등장 및 역사

1953년 DNA가 이중나선 구조임이 밝혀지면서 LMO 연구개발의 발판이 만들어졌다. 1960년대에 잘린 DNA를 붙일 수 있는 DNA 접착제 ‘DNA 연결효소’, DNA를 잘라 감염성을 막을 수 있도록 하는 DNA 가위 ‘DNA 제한효소’가 발견되면서 LMO 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하게 된다. 인간 인슐린 유전자가 삽입된 대장균에서 인슐린을 합성한 것을 시작으로 1982년 쥐, 1994년 토마토, 1996년 콩 등을 비롯해 LMO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3. LMO 구분

LMO는 사용 용도별로 총 7개로 분류된다. ‘시험·연구용’은 시험·연구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연구시설에서 이용되는 유전자변형생물체다. ‘농업용·임업용·축산업용(곤충·미생물 포함) 또는 동물의약품용’으로는 환경방출로 사용되는 종자용·축산업용이나 농업미생물용, 사료용, 비료용 등이 포함된다. ‘산업용’은 섬유·기계·화학·전자·에너지·자원 등의 산업분야에 쓰이고, ‘보건의료용’은 국민의 건강을 보호·증진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된다. ‘환경정화용’은 환경오염물질을 줄이거나 환경오염에 내성을 가지고 생장함으로써 환경을 복원하는 목적으로, ‘해양·수산용’은 해양산업, 수산업, 동물용 의약품으로 각각 사용된다. 이밖에 ‘식품용 또는 의료기기용’으로 활용된다.

4. LMO는 어디에 쓰나

유전자변형 기술은 다양한 용도로 각광받고 있지만 특히 1990년대 이후 가장 많이 상업화한 분야는 식량 및 식품, 의약, 환경 분야다. 우선 식품 및 식량 부문의 경우 제초제 및 해충저항성을 가진 작물을 재배함으로써 생산량 증가와 특정영양분을 강화시킨 LMO 개발을 통해 식량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현대인에게 결핍되기 쉬운 특정영양분을 제공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LMO는 전 세계적으로 콩·옥수수·유채·목화·감자 등 24개 작물에서 246개 품종으로 상품화된 것으로 추산된다. 옥수수가 가장 많이 상품화됐는데 가축의 사료와 가공식품 재료 등에 주로 쓰인다. 의약 부문에서는 인슐린, 비타민, 효소 등과 같은 의약물질과 인공장기생산용 동물개발 등을 통해 난치성 질환을 치료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5. 우려는

LMO 작물은 자연 생태계나 인체와 동물에 미치는 다양한 측면에서 우려도 많이 제기된다. 인체에 대한 안전성이 가장 논란거리다. LMO 역사가 짧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섭취했을 때 어떤 부작용이 나타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LMO 작물로 만든 식품을 먹을 경우 LMO 제작에 사용된 항생제 내성 유전자가 인체 장내 미생물로 전달돼 항생제 내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상당하다. 생태계가 훼손될 우려도 끊이지 않는다. 특정형질을 나타내는 유전자가 다른 생물체로 이동해 토종 품종을 훼손하거나 잡초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6. LMO 법이란. LMO를 둘러싼 규제

현대 생명공학기술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2001년 1월 유엔환경프로그램(UNEP)의 생물다양성협약(CBD) 특별당사국회의에서는 부속의정서로 ‘카르타헤나 의정서’(Cartagena protocol no biosafety)를 채택했다. 의정서는 LMO 수입국이 그 위해성을 평가해 수입 여부를 승인하도록 하는 새로운 국제규범이다. 유전자변형생물체를 국가 간 이동시킬 경우 위해성 평가결과 및 관리방법을 수입국에 사전에 통보하는 사전통보합의절차(AIA)를 거치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우리나라도 이에 의정서 가입에 필요한 관련법 및 관리체계를 갖추기 위해 2001년 3월 ‘유전자변형생물체의 국가 간 이동 등에 관한 법률’, 일명 ‘LMO법’을 제정하고 이 법의 대상이 되는 LMO의 용도에 따라 각 부처별로 안전관리체계를 마련하게 됐다.

7. 우리나라엔 얼마나 들어와 있나

국내로 매년 들어오는 식품용·농업용 LMO 수입량은 매년 1000만~1110만t 정도로 비슷하다. 2022년 1105만4000t, 2023년 1028만2000t, 2024년 1092만2000t, 올해 2월까지 174만4000t이다. 2023년의 경우 전체 유전자변형생물체 수입 승인량 중 87%인 893만t을 사료용 옥수수, 9%인 92만8000t을 식품용 대두, 3%인 28만9000t을 식품용 옥수수, 1%인 13만5000t을 사료용 면화가 차지했다.

8. 안전 관리는 어떻게 하나

LMO법은 LMO가 용도에 따라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위해성 심사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식용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농업용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심사하는 식이다. 주관심사로 불리는 관계기관의 이 같은 위해성 심사와 함께 협의심사가 이뤄진다. 이 단계에서는 4개 부처 산하기관이 LMO가 인체·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심사하게 된다. 인체에 미치는 안전성 심사는 식약처가, 환경에 미치는 위해성 심사는 농촌진흥청, 국립수산과학원, 국립생태원이 담당한다. 이 같은 협의심사를 거쳐 승인 여부가 결정된다.

9. 미국산 식용 LMO 감자 수입될까

예단하기 어렵다. 최근 농촌진흥청이 농림축산식품부의 의뢰를 받아 수행한 ‘작물 재배환경에 대한 위해성 심사’에서 ‘적합 판정’을 내렸지만 아직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안전성 검사란 마지막 관문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적합 판정을 받은 감자는 미국 ‘심플로트’의 LMO 감자 ‘SPS-Y9’이다. 심플로트가 2018년 4월 수입 승인 요청을 넣은 지 7년 만에 적합 판정이 나왔다. 환경부와 해양수산부는 이미 앞서 이 LMO 감자에 대해 적합 판정을 내렸다. 이 건 외에 우리나라에 식용 감자 수출 승인 요청은 총 3건이 들어와 있는데 모두 ‘심플로트’가 신청한 것이다. 가장 먼저 신청한 건은 이미 환경부·해수부·농식품부 위해성 심사를 통과해 식약처 안전성 심사 과정이 진행 중이다. 심플로트는 이 3건에 대해 사료용 승인 심사도 요청했고 주관부처인 농식품부 의뢰로 농진청이 심사를 진행 중이다. 협의기관인 환경부·해수부·보건복지부는 모두 적합판정을 내리고 이를 식약처에 통보했다.

10. 다른 나라 상황은

경작 면적과 품종 수 등을 기준으로 LMO가 가장 흔하게 생산되는 나라인 미국에서는 옥수수나 콩 등 다양한 식재료가 유전자 변형을 통해 번식된다. 특히 미국에서 경작되는 옥수수, 콩, 카놀라의 90% 이상이 유전자 조작을 통한 LMO다. 2023년 LMO가 새로 심어진 미국 내 농지의 면적만 한반도 면적(약 2200만ha)의 3배가 넘는 7000만ha에 달했다. 미국 다음으로 많은 LMO가 생산되는 나라는 브라질이다. 브라질 역시 콩, 옥수수 등의 LMO 식재료를 대규모로 생산하며, 2023년 미국 다음으로 넓은 6600만ha의 땅에 LMO 농작물을 심었다. 중국도 최근 LMO 쌀 연구·개발을 승인하는 등 LMO 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박수진·전세원·권도경·구혁 기자
박수진
전세원
권도경
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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