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지난달 26일 안중근의사기념관에서 열린 안 의사 순국 115주기 추모식에 참석, 안 의사 좌상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필자는 지난달 26일 안중근의사기념관에서 열린 안 의사 순국 115주기 추모식에 참석, 안 의사 좌상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 추모합니다 - 안중근 의사의 순국 115주기를 맞아

지난 3월 26일은 안중근 의사의 115주기였다. 해마다 이날을 맞고 생각하지만, 아직도 안중근 의사의 유해는 우리에게 돌아오지 못하여 안타까움을 더한다. 안 의사의 유해는 중국 다롄시 뤼순구에 묻혀있다. EBS 다큐멘터리 ‘안중근 순국 백 년 안 의사의 유해를 찾아라!’를 통해 소개한 것이 벌써 15년 전이다. 2010년 순국 100주기를 맞아 특집 다큐멘터리로 방송했는데 무려 20여 년에 걸쳐 자료를 수집하고 관심을 갖고 조사한 결과물이었다. 당시 일본 보고 문서를 찾고 현장을 답사하고 심지어는 1940년대와 1950년대 안 의사의 묘를 참배했다는 분들을 만나 증언을 들었다.

그리고 당시 국가보훈처 등 관계부처들을 찾아 취재 중 입수 자료와 진정서를 제출하고 유해발굴을 촉구했지만 어찌 된 일인지 아직도 조사다운 조사 한 번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래서 민간단체 ‘안중근뼈대찾기사업회’를 조직하고 유해발굴 전단지를 10만 장 배포하고 1인 시위 및 특강 등을 하며 15년이 지났다. 그리고 안 의사 책 5권을 출간했다. 정녕 이토록 어려운 일이라면 시작도 안 했을 터인데 하다 보니 벌써 15년이 후딱 지났다.

실로 험난한 고난의 길이었다. 국내와 중국을 찾아다니며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리고 이 일은 민간단체가 아닌 국가가 나서서 풀어야 할 문제라는 것을 실감했다. 그러나 많은 분이 참여하여 잘 해내었다고 자부한다.

그동안 숱한 일들을 했지만 아직도 의사의 유해는 먼 타국 땅에 묻혀 우리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정녕 언제까지 의사님의 유해를 타국의 차가운 땅 아래 둔 채 추모식만 지낼 것인가. 그저 만나서 애국가 부르고 의사를 그리워하고 다시 1년 뒤를 기약할 것인가. 2023년에는 국회에서 의원들이 단체를 만들어 유해발굴에 나선다고 해서 의원 대상 특강을 했다. 그러나 강의 전 기념사진 촬영 후 거의 가버리고 몇 분만 대상으로 열띤 강의를 했던 기억이 있다.

진정 이 땅의 정치인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얼마 전 국회의장이 모 행사에 참석하며 어렵게 만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안중근 의사의 유해발굴을 건의했다고 들었다. 그러나 무엇이 진행되는지 알 수 없고 궁금하다. 그저 의례적인 덕담(?) 수준의 건의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우리는 정치인들에게서 시원한 답을 들을 수 없는가. 진정 공무를 집행할 수 있는 분들은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일까. 이런 씁쓸한 자문을 언제까지 해야만 할까. 국가여! 관심을 갖고 제발 안중근 의사의 유해를 발굴해 주소서! 의사님의 유해 발굴과 환국은 한국 혼을 되살리는 범국민적 염원이다. 국가보훈부의 담당자여! 왜 그 자리에 앉아 있는지 제발 생각해보소서! 안중근 의사의 유해가 그대들이 아닌 혹여 다른 이들에 의해 발굴된다면 과연 그대들은 무슨 변명으로 국민과 선조들을 대할 것인가. 민간인 신분이기에 중국 정부와 마주할 수도 없었고 가슴 졸이며 지낸 15년, 짧지 않은 그 기간 오롯이 의사님의 유해발굴을 외치면서 주의를 환기시키며 거리로 나섰고 정부 각처에 호소했지만 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공허한 답변서 몇 장이 그 결과일 수 없다.

얼마 전에도 모 인사와 만나 예산이 얼마나 드는지 돕고 싶다는 말을 들었다. 이 일은 예산이 없어서 못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외교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2008년의 공식 첫 발굴 때는 인부를 동원하며 10억 원대의 예산이 들어갔지만 지금은 지표투과레이더 조사(Ground Penetrating Radar·GPR)로 그저 땅 위에서 장비를 이동하며 조사하면 된다.

안 의사의 유해 증거는 관의 모양, 십자가, 시신과 함께 묻은 유리병 속의 이름, 절단된 왼손 약지 등 크게 4가지다. 그것에 부합하는 유해 증거가 드러나면 그때 발굴을 시작하면 된다. 지금은 그 첫 삽조차 뜨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의사님의 유해가 마냥 기다려주지 않을 것이라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우리는 앞으로도 안 의사의 의거일을 맞고 또 순국 행사를 거행할 것이다. 미래의 그날에도 이 같은 글을 쓰지 않도록 우리 모두 경각심을 일깨우길 국가에 호소한다.

안태근(안중근뼈대찾기사업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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