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사태 우려에도 발언 안해
여권 잠룡 일부 “무조건 승복”


오는 4일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은 아직까지 결과에 대한 ‘승복’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있다. 헌재가 탄핵을 인용, 조기 대통령선거가 열릴 경우 가장 유력한 대권 후보로 꼽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역시 방송사 유튜브에서 “당연히 승복해야 한다”고만 했지, 공식적으로는 밝히지 않았다. 헌재 선고 결과에 따라 탄핵 찬반 양측이 격돌하면서 폭력 사태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명확하게 ‘승복’ 의사를 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일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 측은 ‘승복’ 여부를 포함한 공개 입장을 내지 않고 탄핵심판 선고일까지 기다리겠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7일 법원의 구속취소 후 관저에 머물고 있는 윤 대통령도 ‘차분하게 기다린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 측 석동현 변호사가 지난 2월 19일 “탄핵심판 결과에 윤 대통령이 당연히 승복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윤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낸 적은 없다. 오히려 윤 대통령은 탄핵 반대 시위대를 향해 격려·감사 등 메시지를 수차례 내면서 지지층 결집을 유도해왔다. 윤 대통령은 탄핵심판 선고일에 직접 헌재 대심판정에 출석할지 여부 등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 역시 공식적인 승복 메시지를 내놓지 않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달 12일 한 방송사 유튜브를 통해 “승복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겠느냐. 당연히 승복해야 하고, 승복해 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정치권의 잇단 요구에도 공식적인 승복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이 대표 역시 헌재 선고가 늦어지자 ‘유혈 사태’까지 거론하며 탄핵 찬성 시위를 사실상 독려하면서, 정치권에서는 ‘불복’ 가능성을 열어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반면 조기 대선이 열릴 경우 여권 후보군으로 꼽히는 잠룡 중 일부는 ‘무조건 승복’을 촉구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헌재 선고가 내려질 때까지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은 그 결과에 모두 승복할 수 있도록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라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어떤 결정이 내려지더라도 대통령·여야·정치권 모두 존중하고 승복해야 한다”고 했다. 같은 당 유승민 전 의원도 “여야 모두 자신이 원하는 결정이 나오지 않더라도 선고 이후에라도 승복 선언을 해야 한다”고 했다.

서종민 기자 rashom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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