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인천·경남·전남·충남·세종·울산 교육청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생중계를 학생들이 시청할 수 있게 하는 공문을 2일 초·중·고교에 보냈다고 한다. 이 지역 교육감은 모두 진보 성향이다. 헌법재판소의 선고가 4일 오전 11시 시작될 예정이므로 얼마나 많은 학교가 동참할지는 의문이다. 그러나 계엄·탄핵을 놓고 4개월 째 계속된 극심한 대립, 그런 상황이 탄핵심판 이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큰 만큼, 교실의 정치화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공문 내용은 대체로 ‘민주주의 절차와 헌법기관 기능에 대해 학습할 수 있도록 민주시민교육에 활용하기 바란다’ ‘시청 여부와 활용 방법은 교육공동체 협의를 통해 결정하고 체험활동을 활용하라’는 등의 내용이다. 또 교사의 중립 의무를 준수하고 사회적 갈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라는 당부도 담았다. 그러나 이 시점에 굳이 공문을 보낸 것은 시청 권고로 읽힌다. 과거 여러 차례 문제가 됐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계기 수업’도 떠올리게 한다.

정치적 견해가 확연히 갈린 현안을 수업 소재로 활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라크 파병, 사립학교법, 세월호 참사 등과 관련된 계기 수업을 빌미로 교사의 정치적 견해를 주입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음을 돌아봐야 한다. 더 걱정되는 것은, 탄핵심판 생중계 시청을 계기로 유사한 행태가 되풀이될 가능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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