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예고했던 대로 2일 10%의 보편 관세에다 국가별로 상이한 상호관세를 발표했다. 한국에는 기존의 동맹관계와 자유무역협정(FTA)을 무시하고 25%의 상호관세를 때렸다. 중국(34%)이나 대만(32%)보다 낮지만, 일본(24%)·유럽연합(20%)보다는 높아 불리한 여건에서 경쟁을 벌이게 됐다. 예상을 뛰어넘는 관세 폭풍으로 미국 나스닥 선물지수와 한국 코스피지수는 한때 2% 넘게 급락하는 발작을 일으켰다.

이번 조치는 아시아 제조업을 겨냥한 정밀 타격이나 다름없다. 한국은 미국과 관세 차이가 2%밖에 나지 않고, 최근 발표된 무역대표부(USTR)의 비관세 장벽 평가에서도 이탈리아(35%)·캐나다(30%)보다 훨씬 낮은 4%에 불과했다. 반면 무역보복 가능성이 있거나 자국 물가에 영향이 큰 나라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관세율이 적용됐다. 유럽연합(EU)이나 10% 기본 관세만 적용받는 브라질이 대표적이다. 멕시코와 캐나다도 이번 추가 상호관세 조치에서 제외했다. 반면, 베트남(46%)·태국(36%)·인도네시아(32%) 등은 고율의 관세를 피하지 못했다.

한국 경제는 큰 타격을 받게 됐다. 지난해 대미 수출이 1278억 달러, 무역 흑자는 557억 달러였다. 그나마 자동차·철강에 품목별 관세(25%)만 적용돼 2중 관세를 피하게 돼 다행이다. 하지만 베트남·중국에서 제품을 생산해 미국에 수출하는 경우가 많아 비상이 걸렸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JP모건은 올해 한국 수출이 1.3% 증가에 머물고 경제성장률도 0.9%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이 높은 관세를 맞은 것은, 국정 공백으로 정상외교가 올스톱된 정치 상황과 무관치 않다. 트럼프 대통령이 상대국 대응에 따라 관세를 인상하거나 인하할 수 있게 된 만큼, 앞으로 양자 협상이 중요하다. 통상 컨트롤타워를 정비해 긴급 대응에 나서야 한다. 특히 미국 현지 진출이나 다른 시장 개척이 어려운 중소 수출업체들은 속수무책이다. 조기 추가경정예산으로 신속하게 지원해야 한다. 대기업도 미 현지 생산을 확대하려면 국내 강성 노조와 협의해야 하는 만큼 미리 전방위 설득에 나설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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